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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터뷰]손창민 “코믹 캐릭터지만 실직가장 비애도…”

입력 | 2005-03-15 18:47:00

21일 처음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불량주부’에서 전업 주부 역할을 맡은 탤런트 손창민. 김범석 기자


“불량 주부가 우량 주부로 변하는 과정을 연기할 겁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요리를 해 본 적이 없어 칼질하는 장면은 대역을 쓸까 생각 중이에요.”

탤런트 손창민(40)이 ‘주부(主夫·house-husband)’가 된다. 그는 21일 처음 방송되는 SBS 새 월화드라마 ‘불량주부’(밤 9시 55분·연출 유인식 장태유·극본 강은정 설준석)에서 실직한 가장 구수한 역을 맡는다. 그는 전직 권투선수 출신의 가구회사 영업사원으로 거래처 사람들과 술을 마시던 중 시비를 벌이다 거래처 간부를 주먹으로 때려 해고당한다. 이후 아내 최미나(신애라)가 돈을 벌어오고 그는 집안일을 하는 주부가 된다.

손창민은 이번 드라마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고 말한다. 결혼 15년차인 그는 시간이 나면 아내를 도우려 하지만 아직 요리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대신 방 청소는 스스로 하는 스타일이다.

“제가 결벽증이 있어서 더러운 꼴을 못 봐요. 촬영 마치고 새벽에 집에 들어갔을 때 방이 지저분하면 제가 바로 치우죠. 저 혼자 쓰는 대본 연습 방은 문 걸어 잠그고 제가 알아서 치워요.”

그는 이번 드라마 제의를 받고 바로 응낙했다. 대본을 읽고 전업주부 역이 어색하다고 생각하긴 했지만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유쾌한 드라마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2003년 SBS 수목드라마 ‘요조숙녀’ 이후 2년 만에 TV에 출연하는 손창민은 올해로 연기 생활 34년째다.

“이번 드라마는 전체적으로 재미있고 현실적이죠. 그러나 오히려 진지하게 연기하다보면 그 속에서 실직한 가장의 페이소스(비애)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요.”

장태유 PD는 “평소 점잖은 이미지의 손창민이 ‘주부’가 된 것 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