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원더풀! 세계의 비경]터키이스탄불

입력 | 2005-03-10 15:22:00

유럽 대륙의 이스탄불(왼쪽)과 아시아 대륙 사이를 흐르는 보스포루스 해협에 떠 있는 낚싯배들. 뒤로 두 대륙을 잇는 현수교인 보가지치 브리지와 루멜리히사르 요새가 보인다. 이스탄불=조성하 기자


《모래시계 형상으로 맞붙은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의 병목에 자리 잡은 터키.

아시아 대륙이 국토의 97%를 차지하지만 수도 이스탄불은 보스포루스 해협 건너편 유럽 쪽에 있다.

그래서 대부분 사람은 매일 유럽의 직장과 아시아의 집을 오가는 기막힌 삶을 산다.

터키의 매력은 바로 이런 두 대륙, 두 문화의 조화에 있다.》

서울만큼 활기찬 도시 이스탄불의 아침. 관광버스는 페리선착장이 있는 시르케즈 부두의 역을 지나 언덕을 오른다. 이웃나라 불가리아 행 기차의 출발지인 시르케즈 역은 애거사 크리스티가 쓴 유명한 추리소설 ‘오리엔트 특급 살인사건’에 등장하는 그 열차역.

버스는 ‘술탄 아흐메트 모스크’에 도착했다. ‘블루모스크’로 더 잘 알려진 이 이슬람회당은 동로마 제국 당시 원형경기장이던 히포드럼 광장에 있다. 눈길을 끄는 것은 광장의 오벨리스크(방첨탑). 이집트 룩소르의 카르나크 신전 것으로 390년에 비잔틴(동로마) 제국의 테오도시우스 황제 때 배에 실어 가져온 것이다.

○ 도시전체가 유적… 초호화 모스크 옛 영화 자랑

모스크 내부에 들어서면 그 웅장함에 압도되고 은은한 푸른빛의 실내에 매료된다. 그 빛은 내벽의 파란색 타일이 260개의 창문을 통해 빨려든 햇빛에 반사된 것. 셀 수 없이 많은 터키의 모스크 가운데 가장 화려한 것으로 술탄 아흐메트 1세 때 건축됐다. 비잔틴 문화의 표상인 콘스탄티노플의 아야소피아(성소피아 성당)를 누르고 이슬람이 비잔틴보다 우월한 문화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1609년 술탄 아흐메트 1세는 블루모스크를 아야소피아 정면에 짓도록 하고 아야소피아의 이슬람회당 개조작업도 지시했다. 아야소피아는 이슬람회당의 상징인 첨탑이 네 귀퉁이에 들어서고 모자이크 벽화가 회벽으로 덮이며 돔 천장에 코란 구절이 새겨지는 수모 끝에 모스크로 바뀌었다.

블루모스크보다 1080년이나 앞선 아야소피아는 높이 56m에 길이 32m의 정사각형의 돔형 지붕 건축물. 동로마 제국의 유스티니아누스 황제 때 지은 이 초대형 성당의 건축기간이 단 5년 6개월이라는 사실은 아직도 불가사의다. 이곳의 백미는 초대형 돔과 실내를 뒤덮은 모자이크 벽화인데 벽화 일부는 선명하게 복원됐다.

오스만제국의 술탄(왕)이 누린 권력과 영화. 과연 얼마나 대단했을까. 그것을 가늠케 하는 유적이 이스탄불에 두 개 있다.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해 동로마 제국을 무너뜨린 메흐메트 1세가 지어 400년간 건재했던 토카프 궁전과, 19세기 중반에 프랑스의 베르사유 궁을 본떠 지은 돌마바흐체 궁이다.

토카프 궁은 아야소피아 뒤편의 전망 좋은 바닷가 언덕에 있다. 이곳은 보스포루스 해협과 골든혼(이스탄불을 두 지역으로 나누는 길고 좁은 바다), 마르마라 해(보스포루스 해협과 에개 해를 잇는 내해)가 만나는 곳. 비룬(외궁)과 엔데룬(내궁), 하렘(궁정 여인의 주거 공간)으로 구성됐고 그 안에 5만 명이 함께 거주했다고 전해지는 ‘도시 안의 도시’다. 성 안은 공원처럼 가꿔져 있고 각 건물은 진귀한 물건으로 가득한 박물관이다.

보스포루스 해협 바닷가의 돌마바흐체 궁은 유럽 왕실의 화려한 파티문화를 흉내 낸 점이 두드러진다. 규모는 토카프 궁에 견주지 못해도 호화로움만은 뒤지지 않는다.

이스탄불의 상징물인 아야소피아(성소피아 성당). 비잔틴 시대의 대표적 건물로 오스만제국의 술탄은 4개의 첨탑을 추가하고 실내 모자이크 성화를 회벽칠한 뒤 코란을 써 넣는 방법으로 이슬람의 모스크로 개조했다.

○ 보스포루스 해협 유람선 두 대륙 풍광 한눈에

돌마바흐체 궁 부근 선착장에서 보스포루스 해협 유람선에 올랐다. 유럽과 아시아 두 대륙사이의 바다에서 양쪽의 단면을 두루 관찰할 수 있는 특별한 투어다. 햇빛 쏟아지는 배 위에서 진한 터키 커피를 홀짝이며 즐기는 한낮의 여유. 유적관광에 지친 다리를 쉬게 하기에 그만이다.

어둑어둑 땅거미가 퍼질 즈음. 사람들은 그랑바자르(시장)와 벨리댄스(배꼽춤)를 찾아 거리를 헤맨다. 온통 얽히고설킨 미로형의 좁은 골목에 빈틈없이 들어선 그랑바자르의 상점가. 깎고 흥정하는 손님과 점원, 앉은뱅이 의자에 앉아 차를 홀짝이는 사람들로 늘 북적인다. 또 시내의 클럽은 반라의 댄서가 흔들어대는 관능미 넘치는 육체의 놀림에 취한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스탄불의 밤은 이렇듯 화려하다.

○ 여행정보

▽항공=터키항공(www.turkishairlines.co.kr)이 인천∼이스탄불 주2회 운항(인천 출발 월, 토). 홈페이지에 터키 관광에 관한 정보가 있다. 02-777-7054

▽패키지여행=이스탄불은 터키일주여행 패키지(7박 8일)의 시작이자 종착점. 일주코스는 ‘이스탄불∼카파도키아∼안탈리아∼파묵칼레∼에페수스∼쿠사다시∼이즈미르∼이스탄불’. 169만 원.

▽여행사 △코오롱 세계일주=02-3701-4814 △현대드림투어=02-3014-2332 △자유여행사=02-3455-8944

이스탄불=조성하 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