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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막내 덕에 체면치레…본프레레호 1패후 1무

입력 | 2005-01-20 18:15:00

“싸움닭이 해냈다”“형, 나 해냈어.” 동점골을 터뜨린 김진규(오른쪽)가 3살 위의 선배 김동진과 얼싸안으며 기쁨을 만끽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연합


‘대표팀 막내 수비수’ 김진규(20·전남)가 4일 전의 결정적 실수를 만회하는 ‘속죄 포’를 터뜨렸다.

20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콜리세움에서 열린 한국과 파라과이의 친선경기. 중앙 수비수로 출전한 김진규는 후반 3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김두현이 띄워준 프리킥을 골 지역 중앙에서 가볍게 머리로 방향을 틀어 동점골을 뽑아냈다.

국가대표팀간 경기(A매치) 출전 7경기 만에 첫 골. 16일 콜롬비아전에서 상대 선수에게 볼을 빼앗기는 결정적인 수비 실책으로 역전골을 내줬던 터라 기쁨이 두 배였다.

전반 인저리 타임 때 페널티킥으로 선제골을 내준 한국은 김진규의 골로 1-1 무승부를 이뤄 전지훈련 평가전에서 1무1패를 기록했다. 파라과이와의 역대전적에서는 3무1패. 한국은 23일 스웨덴과 미국 전지훈련 마지막 평가전을 벌인다.

청소년과 올림픽대표, 성인대표팀을 오가며 맹활약하고 있는 김진규의 별명은 ‘싸움닭’ ‘시한폭탄’ ‘캡틴’. 청소년대표팀 주장을 맡았을 정도로 카리스마가 있는데다 투지가 넘치지만 성격 또한 다혈질이다. 요하네스 본프레레 감독(59)은 김진규의 이런 투지를 높이 사 청소년 선수인데도 불구하고 대표팀의 주전으로 기용하고 있다.

2003년 안동고를 졸업한 뒤 바로 프로행을 선택한 그는 본프레레 감독 휘하에 있으면서 ‘하루가 다르게 성숙해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파라과이전에서 김진규는 수비라인을 견고하게 지키면서도 역습에 참여해 공격의 한 축을 이루기도 했다. 세트플레이 상황에서는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해 전반 38분 박규선의 오른쪽 코너킥을 헤딩으로 연결하고 강력한 발리슈팅을 날리는 등 파라과이의 골문을 위협하다 귀중한 동점골을 낚아냈다.

미국 전지훈련은 본프레레호 세대교체의 무대. 김진규가 ‘영원한 리베로’ 홍명보와 은퇴를 앞둔 김태영(전남)의 공백을 메워줄 한국 축구 수비라인의 희망이 될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상호 기자 hyangsan@donga.com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양팀 감독의 말

▽요하네스 본프레레 한국 감독=콜롬비아전과 마찬가지로 처음에 선수들이 너무 긴장해 안정을 찾지 못했다. 후반 밀착 수비가 살아나 경기를 지배할 수 있었다. 공격수 3명을 모두 장신으로 기용했다. 이번 전지훈련에서 어떤 포지션에 어떤 선수가 최상인지 포지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아니발 루이스 파라과이 감독=한국이 독일을 이긴 팀이라는 말을 듣고 부담감이 많았다. 우리는 1주밖에 발을 맞추지 못했다. 한국팀은 젊고 대단히 격정적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예전에 볼 수 없던 스피드와 파워를 갖추고 있다. 김남일 김동현 정경호가 인상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