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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달 어려우니 직접 사먹어라?…고양시, 도시락대신 상품권

입력 | 2005-01-16 18:17:00


경기 고양시가 결식아동들에게 도시락 대신 농수산물 상품권을 지급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16일 고양시에 따르면 시는 도시락 지급 대상으로 정한 관내 결식아동 939명에게 최근 농협 직판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농수산물 상품권(한 달 치 7만5000원 상당)을 지급했다.

시는 “지난해까지는 사회단체 등의 도움으로 도시락을 각 가정까지 배달할 수 있었고 올해부터는 도시락 업체들에 배달을 맡길 방침이었으나 업체들이 2500원으로는 배달까지 해주기는 어렵다고 해 상품권 지급을 택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결식아동들에게 상품권으로 쌀이나 부식류 외의 다른 물품을 구입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며 이번 주부터는 상품권 사용 실태를 점검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상품권 제도는 요리를 해 줄 보호자가 있는 경우 도시락보다 질 높은 음식을 제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고양녹색소비자연대 김미영 사무국장(39·여)은 “실태조사를 해봐야겠지만 보호자들이 끼니를 챙겨주기 어려운 형편이어서 밥을 굶는 아이들에게 직접 재료를 사다 밥을 지어 먹으라는 것은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지 않는 탁상행정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제주 서귀포경찰서는 서귀포시의 부실도시락 파문과 관련해 도시락 제조업자를 상대로 도시락 제조비용과 기타 경비사용 명세, 배달과정 등을 16일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시락 제조와 배달과정에서 담당 공무원의 관리 소홀 등 직무유기가 있었는지 등을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고양=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제주=임재영 기자 jy788@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