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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건 "푸른산 볼때면 박정희前대통령이 생각난다"

입력 | 2005-01-05 16:49:00


고건(高建) 전 국무총리가 박정희(朴正熙) 전 대통령을 회고하며 쓴 글이 민족중흥회의 소식지인 '민족중흥' 신년호에 실려 화제다.

'박정희 대통령의 술과 한, 그리고 집념'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그는 "산이 푸르른 계절이 되었다. 푸른 산을 볼 때면 나는 박정희 대통령이 생각난다"며 박 전 대통령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내무부 새마을담당관 시절 민둥산이었던 동대본산(경북 월성군과 울주군 사이 위치) 사방사업을 우여곡절 끝에 마무리한 뒤 대통령이 주재하는 회의에 참석해 결과를 직접 보고했으며, 이후 박 전 대통령이 심혈을 기울인 '제1차 치산녹화 10개년 계획' 책임까지 맡게 됐다는 것.

에피소드 한 토막. "녹화계획에 대해 브리핑을 하는데, 대통령이 고개를 끄덕이더니 말을 끊고 '내가 사단장 시절 부대 순시 중에 플라타나스 가지를 지팡이로 삼고 다니다가 야산에 거꾸로 꽂아두었는데 나중에 보니 싹이 돋았다. 나무의 생명력에 감탄했다'며 박장대소를 하더라."

고 전 총리는 "21번에 걸쳐 새마을사업 추진현황을 보고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매 회의마다 우리 농촌과 국토에 가졌던 뜨거운 애정, 빈곤했던 우리 역사에 대한 한에 가까운 처절한 심정, 그리고 빈곤을 극복하여 경제대국을 이룩하려는 치열한 집념에 숙연해지곤 했다"고 썼다.

박 전 대통령과의 술자리에 대한 기억도 전했다. "79년 행정수석으로 있을 때 거의 매주 술자리를 했다. 막걸리 혹은 시바스리갈을 마셨다. 대통령은 가끔 흥이 나면 비장의 '비탁 칵테일(맥주 한병과 탁주 한주전자)'을 직접 제조하며, 일제시대 문경초등학교 선생 시절 젊은 선생들이 돈을 추렴해 '기린 비루' 두어병을 사 탁주 한말에 부어 돌려 마셨다는 비탁주의 유래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 글은 고 전 총리가 서울시장으로 재직중이던 2000년 민족중흥회 측 요청을 받고 쓴 것이다. 민족중흥회 관계자는 "당시 수집된 원고가 부족해 책으로 발간하지 못하고 묵혀두다 고 전 총리의 양해를 얻어 뒤늦게 소식지에 싣게 됐다"고 말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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