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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위험수위 넘은 육군-軍 검찰 갈등

입력 | 2004-12-24 18:03:00


군(軍) 검찰이 어제 육군 장성 진급비리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장성 진급자들이 전원 사전에 내정돼 있었다는 게 그 골자다. 하지만 육군은 군 검찰의 발표 내용을 즉각 부인하고 나섰다. “진급 심사가 한 점 의혹이나 부끄러움 없이 진행됐음에도 수사결과 발표가 진실을 반영하지 못해 마치 육군 전체가 비리의 온상인 것처럼 비칠 것을 우려한다”고 정면 반박한 것이다.

군은 상명하복(上命下服)과 군기(軍紀)를 생명으로 삼는 조직이다. 이런 특수조직에서 육군과 군 검찰 간의 다툼이 한 달 넘게 계속되는 것을 곱게 볼 국민은 없을 것이다. 얼마 전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에 이어 국방부 장관도 양측의 자제를 당부했다. 그런데도 갈등은 갈수록 격화되고 있으니 도대체 군의 위계질서는 어디에 있는가.

어쨌든 진실은 이제 법정에서 가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구속된 육군 관계자들에 대한 재판이 그것이다. 어제 군 검찰은 육군 인사비리에 대한 갖가지 ‘혐의 내용’을 공개했지만 그것을 ‘검증된 사실’로 받아들이기에는 무리라고 본다. 그동안 군 검찰은 진실을 밝히는 중립적인 수사기관이라기보다 육군과 대립하는 갈등 당사자로서의 이미지가 더 크게 부각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과연 어느 쪽 주장이 맞는지 법정에서 철저히 가려져야 할 것이다.

재판과는 별개로 상급기관인 국방부도 진실 규명에 적극 나서야 한다. 국방부가 어제 군 검찰 발표로 사태를 서둘러 봉합하려고 의도했다면 그 같은 생각은 오산(誤算)이라는 것이 입증됐다.

국방부는 별도 조사를 통해 장성 인사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해 보완하는 한편 이번 사태 전반에 걸쳐 군 위계질서를 문란케 한 당사자는 없는지 철저히 따져야 한다. 국방부부터 군기를 바로 세우지 않으면 이번과 같은 사태가 언제든 재발할 수 있다. 흔들리는 군을 지켜보는 국민은 불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