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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의 한국기업 ‘3중고’… 中기업, 수년내 한국 추월태세

입력 | 2004-09-21 18:01:00


《“세계 일류 업체는 물론 중국 현지기업까지 무서운 속도로 성장해 한국기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거대한 내수(內需) 시장과 값싼 노동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중국으로 진출한 한국기업들이 중국시장을 놓고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세계적인 다국적 기업과 각축전을 벌이는 사이에 중국기업들도 정부의 지원을 등에 업고 한국기업을 바짝 뒤쫓아 오고 있다는 게 현지 한국기업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중국 정부, 현지기업 지원으로 선회=1993년 현지기업과의 합작 형태로 중국에 진출한 LG전자는 중국지주회사 1곳, 연구개발센터 1곳, 생산법인 19곳 등 21개 법인을 거느리고 있다. 종업원만 3만3887명(현지직원 3만3481명)에 이른다.

LG전자는 99년 12억달러에 불과했던 중국 내 매출액이 올해 100억달러를 넘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LG전자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현지기업들의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

최만복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부사장은 “중국 전자업체의 잠재력은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크고 있다”며 “솔직히 두렵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토로했다.

중국은 아날로그 가전, 데스크톱 PC, 반도체 조립, 백색가전 등 범용 전자제품 등에서 이미 세계 최대의 생산국으로 부상했다. 몇 년 내 반도체와 평판 디스플레이, 디지털 가전제품, 휴대전화 단말기 등의 수익성 높은 첨단 분야에서도 한국을 추월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휴대전화 단말기의 경우 얼마 전까지 삼성 LG 모토로라 등이 장악하고 있던 유럽통합방식(GSM) 단말기 시장의 50%를 중국 업체가 차지하고 있다.

외국기업에 특혜를 주던 중국 정부가 중국기업을 지원하는 쪽으로 정책을 바꾸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최만복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부사장은 “현재 외국기업은 15%의 법인세를, 중국 현지기업은 33%의 법인세를 내고 있는데 중국 정부는 최근 외국기업과 현지기업에 대한 법인세율을 24%로 통일시킨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고 전했다.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는 글로벌 기업과의 경쟁=2002년 10월 중국에 진출한 현대자동차는 2년이 채 안돼 중국시장 점유율 5위 업체로 급성장했다.

현재 중국에서 EF쏘나타와 엘란트라(아반떼 XD) 등 2개 차종을 생산 판매하고 있는 베이징현대차는 지난해 5만2128대를 팔아 점유율 2.4%를 차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올 들어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1∼8월 7만8542대의 판매대수로 시장점유율이 5위로 껑충 뛰었다.

그러나 현대차 앞에는 85년 중국에 진출해 올 들어 8월까지 40만대를 팔아 2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폴크스바겐과 점유율 11.2%의 GM, 7.2%의 혼다 등이 버티고 있다.

최성기 베이징현대 상무는 “일단 혼다를 가장 큰 경쟁상대로 삼고 있지만 모두 만만한 상대는 아니다”고 말했다.

중국인 사이에서 커지고 있는 외국인 투자에 대한 반감도 한국기업들이 넘어야 하는 벽이다.

국가발전개혁위 거시경제연구원의 예푸징 박사는 “올해 6월 말까지 중국에 대한 외국인투자금액(누적 기준)은 5353억달러에 이른다”며 “중국인 사이에는 이러다가 중국 경제가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 의해 통제될 것이라는 반감이 생겨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