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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경기]온가족이 함께/재즈축제 열리는 가평 자라섬

입력 | 2004-09-09 21:15:00


새벽 안개 서늘한 북한강. 그곳에 오랫동안 마치 버려진 듯, 사람의 손때를 타지 않은 섬이 하나 있다.

섬의 주소는 경기 가평군 가평읍 달전리. 45만여평 크기의 섬은 바로 인근에 있는 남이섬(13만여평)보다 3배 이상 넓다. 하지만 가평 사람들 조차 이 섬의 존재를 잘 몰랐다. 큰 비만 오면 나무 꼭대기만 남긴채 강물에 잠겨 버리므로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

그러다 20여년전 이 섬은 비로서 이름을 갖게 됐다. 가평군 지명위원회는 ‘자라목’이라고 부르는 야산이 강 건너에서 이 섬을 바라보고 있다고 해서 ‘자라섬’이란 이름을 붙여 줬다.

그로부터 또 오랜시간이 지난 21세기 초입부터 섬은 비로서 차츰 세상에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주변에 생긴 여러 댐 덕분에 더 이상 물 속으로 숨지 않아도 됐기 때문에 관광 및 휴식지로서의 가능성이 타진되기 시작한 것.

물 속에 잠긴다는 점 때문에 오랫동안 사람의 손때를 타지 않아 청정 자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할 수 있었던 점이 오히려 가장 큰 매력으로 떠올랐다.

마침내 자라섬은 세상에 자신을 알리는 첫 신고식을 10일부터 갖게 됐다. 가평군 주최로 이날부터 사흘간 국제 재즈 페스티벌이 열리는 것. 해외 재즈 뮤지션 10여개 팀과 국내 재즈 및 펑키, 소울, 힙팝 뮤지션 20여개 팀이 참가한다.

8일 기자가 찾았을때 섬 주변에는 청둥오리와 고니 등이 여유롭게 물가를 누비고 있었다. 아무런 간섭도 받지 않고 훌쩍 자란 미루나무와 갈대숲은 청정 섬에 운치를 더했다.

가평군은 최근 자라섬 곳곳에 약간의 인공미를 가미했다. 야외공연장 주변으로 차가 왕복할 수 있도록 도로를 다졌다. 갈대숲 사이로는 연인을 위한 ‘사랑의 미로’를 만들었다.

섬 전체를 둘러볼 수 있는 산책로도 마련돼 있다. 산책로 주변 곳곳에는 어른 주먹만한 밤송이가 주렁주렁 매달린 밤나무가 있어 옛 추억을 되살리기에도 제격.

페스티벌이 열리는 동안 북한강변에선 수상축제가 열린다. 연인보트, 고무보트, 바나나보트 등 각종 보트가 준비돼 있어 ‘입맛대로’ 즐길 수 있다. 유료 보트와 달리 나무뗏목과 열기구는 무료로 탈 수 있다. 축제기간 가평 버스터미널에서 행사장까지 셔틀버스가 다닌다. 자라섬 안에는 1500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주차장이 마련돼 있다.

다만 주말이면 국도 46호선이 극심한 정체를 빚기 때문에 국도 6호선에서 양수리를 거쳐 국도 45호선으로 갈아탄 뒤, 샛터삼거리를 지나 가평으로 들어오는 우회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섬 안에는 숙박시설이 없다.숙박을 하려면 가평읍이나 인근 남이섬의 숙박시설을 이용해야 한다. 페스티벌 입장료는 만 7∼17세 7천원, 18세 이상은 1만원. 6세 이하와 KTF 고객은 무료. 문의 031-580-2063

가평=이재명기자 e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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