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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라늄 분리’ 미묘한 파장…정부 “작년 사찰거부 안해”

입력 | 2004-09-03 18:34:00


뉴욕타임스 등 세계 주요 언론사들이 한국원자력연구소의 우라늄 분리실험에 대해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의 일환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가운데 국제원자력기구(IAEA) 관계자가 지난해 한국원자력연구소를 방문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우라늄 분리실험을 둘러싼 의혹이 국내외적으로 더욱 확산되고 있다.

과학기술부 조청원(趙靑遠) 원자력국장은 3일 “지난해 상반기 IAEA 관계자 한 명이 한국원자력연구소를 방문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해와 소정의 절차를 거쳐 방문한 적이 있다”며 “그러나 그때는 이번에 밝혀진 실험 내용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조 국장은 ‘지난해 한국원자력연구소에 대한 IAEA의 사찰 요구를 한국 정부가 거부했다’는 외신 보도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그는 “당시에는 IAEA와 과기부도 몰랐던 상태였고, 정부는 올해 6월 IAEA에 대해 최초 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처음으로 인지했다”고 강조했다.

또 2000년 초 한국원자력연구소에서 실시된 우라늄 분리실험에서 추출된 우라늄은 0.2g이며, 이 우라늄은 아직도 연구소에서 보관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뉴욕타임스는 3일자 인터넷 판에서 “한국 연구소가 추출한 우라늄의 농축도는 80% 수준에 이르며, 이는 핵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고 보도했다.

조 국장은 이에 대해 “이번 실험에서 추출된 우라늄의 양이 극히 소량이어서 핵무기로 사용될 수 없다는 점이 중요하며, 우라늄 농축도를 밝히는 것이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미국 국무부 리처드 바우처 대변인은 2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 “한국의 실험과 한반도 비핵화 사이에는 모순이 없으며, 한국에 대해 의심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한국이 실험사실을 IAEA에 투명하게 신고하고 조사에 협조하고 있는 것은 핵문제 처리의 시범 사례”라고 강조했다.

반면 일본 호소다 히로유키(細田博之) 관방장관은 3일 “IAEA 틀 속에서 관리돼야 할 것(우라늄 분리실험)이 누락되었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에 악영향을 미칠 것을 우려했다.

한편 정부는 외교채널을 통해 미국 등 6자회담 참가국에 ‘이번 일은 일부 학자의 일회성 실험이며, 한국은 그 내용을 IAEA에 성실히 신고해 임시사찰을 받고 있다’는 내용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참가국들이 일말의 의구심도 갖지 않도록 철저히 조치할 필요가 있다”면서 “북측에도 적절한 채널을 통해 같은 내용이 전달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정부의 다른 관계자는 “이 사안은 현재 조사가 진행 중인 만큼 IAEA 사무국이 이사회에 간단히 구두보고만 하고, 20∼24일 열리는 총회에선 (정식 안건으로) 다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공종식기자 kong@donga.com

신치영기자 higgledy@donga.com

부형권기자 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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