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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테네올림픽 테러보다 돈 걱정”…눈덩이 적자 예고

입력 | 2004-07-19 19:09:00


요즘 그리스 아테네에서는 올림픽 테러에 대비해 산악자전거 경주 도로에 울타리를 치고, 경기장 곳곳에 보안용 카메라를 설치하는 공사가 한창이다. 그러나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리퍼블릭은 최신호(26일자)에서 “아테네 올림픽에 위협적인 것은 테러보다 재정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그리스 정부는 지난해 8월 올림픽 개최 준비 자금을 약 51억달러로 예상했다. 그러나 지난달에는 이 액수를 72억달러로 늘려 잡았다. 이것도 모자라 잡지는 “정부 재정 외에 민간이 기여하는 약 40억달러를 포함하면 전체 비용은 120억달러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비용이 당초 예상보다 크게 늘어난 원인 중 하나는 9·11테러 이후 보안 관련 비용으로 12억달러가 추가 책정된 것. 1500개의 정밀 보안 카메라 등 각종 보안 투자는 올림픽 후에는 큰 쓸모가 없는 것들이라는 지적이다.

각종 기반시설의 늑장공사도 재정 부담을 악화시키고 있다. 코앞에 닥친 개막식에 맞추려면 근로자들에게 100%의 보너스를 줘 가며 야근과 주말 근무까지 시켜야 한다.

잡지는 인프라 투자를 제외한 순수한 운영비용만 따져도 수입이 비용을 메우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방송중계권료는 15억달러어치 수입을 올렸지만 경기 입장권은 아직 절반만 팔렸다.

국가이미지 제고, 관광객 증가 등의 파급 효과가 얼마나 지속될지도 의문. 사우스플로리다 경제정책 분석연구소의 필립 포터 박사는 “1996년 애틀랜타나 2000년 시드니의 경우에도 호텔 투숙객 수, 소매 매출 등을 볼 때 올림픽의 반짝 특수는 오래 지속되지 않았다”며 “납세자들의 부담이 보상되지 않은 셈”이라고 분석했다.

올림픽 이후 그리스는 유럽연합(EU)이 권고하는 재정적자 규모 상한선인 3%를 초과할 것으로 보인다.

잡지는 “수천명의 올림픽 관련 근로자들이 일자리를 잃을 9월에 그리스는 정부 지출을 줄이는 고통스러운 선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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