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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e N joy]‘웨이크보드’… 파도를 박차며 세상과 널뛰기

입력 | 2004-06-15 17:57:00

무더위가 한창인 요즘 새벽에 한강 위를 달리는 기분은 어떨까. 웨이크보드로 한강 위를 달리며 공중으로 뜨며 한손으로 보드를 잡는 ‘백그랩’ 묘기를 펼쳐 보이고 있는 이정삼씨. 그의 하루는 웨이크보드를 타는 것으로 시작된다. 사진제공 사진작가 이승하


지난 11일 금요일 새벽. 서울 압구정동 갤러리아백화점 뒤 한강에서 모터보트가 흰 포말을 일으키며 질주했다. 보트 뒤에선 스노보드처럼 생긴 널빤지를 탄 젊은이들이 옆으로 공중제비를 도는가 하면 패러글라이딩을 하듯 오랫동안 공중에 떠있기도 했다.

바로 웨이크보드. 수상스키와 마찬가지로 모터보트에 줄을 달고 뒤에서 타는 수상스포츠다. 다른 점이라면 스노보드처럼 판이 하나라는 것.

새벽 웨이크보드 타기를 즐기는 젊은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20대 직장인들. 출근 전 멋지게 물놀이를 즐기고 샤워한 뒤 ‘룰루랄라’ 콧노래를 부르며 회사로 나간다. 신세대 웰빙족이라고나 할까.

압구정동에 위치한 피코스포츠엔 새벽에만 10여 명이 모여 15분 정도 즐기기 위해 차례를 기다린다. 경기도 양주에 사는 한 마니아는 새벽 5시부터 기다리기도 한다고.

예전엔 찾아보기 힘들었던 새벽 웨이크보딩 풍속도는 ‘짠돌이’ ‘짠순이’의 등장과 함께 만들어졌다. 스노보드와 웨이크보드는 눈 위에서 타는가, 물 위에서 타는가만 다를 뿐 나머지는 비슷한 사촌지간 스포츠. ㈜제트플랜(www.xpass.co.kr)이 지난달 초 웨이크보드나 수상스키를 하루에 두 번씩 무료로 즐길 수 있고 용평리조트 시즌권을 통합한 엑스패스 시즌권을 85만원에 판매하자 한달사이 100여명이 등록했다. 용평리조트 시즌권의 정상 판매가격만 50만원대, 웨이크보드 한번 타는데 2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파격적인 가격.

비싼 비용 때문에 자주 탈 수 없었던 마니아들은 신이 났고 무료로 매일 즐기기 위해 새벽에 보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

엑스패스 시즌권을 구입한 사람들은 아예 동호인 카페(cafe.naver.com/xpass.cafe)를 차려놓고 회원끼리 ‘번개(비정기 모임)’ 및 ‘정모(정기 모임)’까지 열고 있다. 평일엔 압구정동, 주말엔 청평 양수리 가평 등에서 모이며 15일 현재 회원수는 92명.

이정삼씨(26·나산 머천다이저)는 하루도 빠지지 않는 골수 중 골수. 강사를 할 정도로 스노보드 실력이 뛰어난 그는 2000년 처음 웨이크보드를 타본 뒤 여름엔 웨이크보드, 겨울엔 스노보드를 끼고 산다. 새벽에 두 번 한강에서 물살을 가른 뒤 일찍 퇴근하는 날이면 가평으로 가서 또 웨이크보드를 즐긴다. 그는 “스노보드는 눈이 딱딱해 고난도 기술을 구사하다 부상을 많이 당한다. 하지만 웨이크보드는 물이기 때문에 훨씬 안전하게 스릴 넘치는 기술을 시도할 수 있다”고 웨이크보드 예찬론을 폈다.

이재혁(29)-김현지(25)부부는 지난해 결혼한 새내기 커플. 이들도 틈만 나면 웨이크보드를 타러 나온다. 둘이 만난 장소도 보드장이라고. 김현지씨는 “웨이크보드 즐기는 것도 좋지만 여러 사람을 만나 즐겁게 얘기하는 재미도 쏠쏠하다”고 말했다.

▼웨이크보드▼

84년 미국에서 시작된 신종 레포츠. 모터보트가 일으키는 웨이크(wake·인조파도)를 타고 즐기는 일종의 외발 수상스키다. 수상스키에선 엔진이 밖에 달린 보트를 사용하지만 웨이크보드를 탈 때는 인조파도를 많이 만들기 위해 엔진이 안에 장착된 보트를 쓴다. 스노보드와 기술이 비슷해 스노보드 숙련자는 쉽게 배울 수 있다. 국내에는 95년 보급됐으며 2∼3년 전부터 마니아가 늘고 있다.

전 창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