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이 사양산업이라고들 하지만 머리를 쓰고 연구를 하면 충분히 부가가치 높은 상품으로 승부를 걸 수 있습니다.”
라이크라, 쿨맥스 등 기능성 소재를 생산하는 인비스타코리아 김형섭(金亨燮·45·사진) 사장은 화학섬유 시장의 미래는 차별화된 제품 개발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김 사장은 “일반 상품은 중국, 베트남 등과 도저히 가격 경쟁이 안된다”며 “한국 섬유업계는 염색 등 후가공 기술력을 바탕으로 창조적인 고부가가치 상품을 생산해내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말했다.
김 사장은 “인비스타는 라이크라, 쿨맥스 등 기능섬 섬유를 의류제조업체에 공급하는 원사 회사이지만 최종 소비자들에게도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애쓰고 있다”며 “최근 라이크라 소재를 쓰는 국내외 브랜드 23개 업체와 공동 마케팅을 벌인 데 이어 이달 말에는 쿨맥스를 사용하는 12개 스포츠웨어 브랜드와 행사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인비스타는 지난해 11월 듀폰의 섬유사업 부문이 미국의 석유 에너지 기업인 코흐사의 폴리에스터 사업부에 매각되면서 만들어진 세계 최대 규모의 섬유관련 회사.
1987년 한국듀폰에 입사한 뒤 섬유업계에서 잔뼈가 굵은 김 사장은 현재 인비스타 코리아 대표이사를 맡으면서 인도, 파키스탄, 일본의 인비스타 어패럴 사업부문을 이끌고 있다.
주말이면 자택인 분당 인근에서 산악자전거(MTB)를 즐기는 등 만능 스포츠맨인 그는 최근 경제위기 논란과 관련해 “위기냐 아니냐를 따지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정부와 기업인이 머리를 맞대고 대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윤기자 jaeyu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