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방경찰청은 주식투자로 진 빚을 갚기 위해 연구비 등 14억여원을 횡령한 혐의로 26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재무과 전 직원 정모씨(38)를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1999년 9월 22일부터 지난해 8월 14일까지 한국과학재단 등에서 지급받은 연구비 등 14억3000만원을 64차례에 걸쳐 빼돌린 혐의다. 정씨는 지난해 8월 말 감사원 감사에서 이 같은 사실이 적발되자 사표를 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씨는 주식투자로 잃은 3억여원을 갚고 다시 이를 보전하기 위해 무역업에 뛰어들었다가 이 돈을 모두 날린 것으로 밝혀졌다.
정씨는 KAIST 주거래은행이 아닌 다른 은행 계좌로 연구비 등을 지급받은 뒤 이를 KAIST 계좌로 옮기는 과정에서 돈을 빼돌렸다. KAIST나 과학기술부는 4년여 동안 정기적으로 감사를 벌였지만 거액이 빠져나간 사실을 전혀 밝혀내지 못했다.
대전=지명훈기자 mhj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