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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농구]봄의 드라마…‘만년 꼴찌’ 금호생명 창단후 첫 우승

입력 | 2004-04-21 18:20:00

첫 우승의 기쁨을 무엇에 비기랴. 여자프로농구 우승컵을 둘러싸고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금호생명 선수들. 창단 4년 만에 이룬 첫 우승이라 기쁨이 두 배다. 박주일기자


‘만년 꼴찌’에서 ‘챔피언’으로.

경기 종료 부저가 울리는 순간 용병과 국내선수 할 것 없이 뒤엉켜 눈물을 흘렸다. 금호생명이 챔피언에 오르는 꿈같은 순간이었다.

21일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우리금융그룹배 여자프로농구 2004 겨울리그 챔피언 결정 4차전. 금호생명은 삼성생명을 73-68로 누르고 3승1패를 기록, 우승을 확정했다. 금호생명은 첫 판을 내준 뒤 내리 세 판을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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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 5월 창단 이후 7개 리그 연속 최하위에 머물렀던 금호생명의 첫 우승. 반면 삼성생명은 4개 리그 연속 준우승에 머물렀다. 금호생명의 포인트가드 김지윤(13점·4어시스트)은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됐다. 5번의 동점과 역전을 거듭한 끝에 전반을 38-33으로 앞선 금호생명은 3쿼터 초반 이언주(7득점)와 잭슨(28득점)의 연속 3점슛이 터지면서 44-33으로 달아났다. 금호생명은 이어 잭슨이 혼자 10득점하는 괴력을 발휘하고 정미란(8득점)의 3점슛까지 더해지면서 57-37로 달아나 승기를 굳혔다. 삼성생명은 후반 막판 이미선(16득점)과 박정은(14득점)이 분전하며 주전들을 뺀 금호생명에 71-68까지 바짝 추격했으나 경기를 뒤집지는 못했다.

금호생명은 올 시즌 김태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이래 자유계약과 용병 및 신인선발을 통해 완전히 다른 팀으로 거듭났다. 국내 최고 가드로 뽑히는 김지윤을 국민은행에서 데려왔고 신세계 4회 우승의 주역인 외곽슈터 이언주까지 보강했다. 여기에 다른 팀과는 달리 용병을 두 명 기용할 수 있었던 것도 큰 도움이 됐다. 신인드래프트 1순위 지명을 통해 신인왕 정미란을 뽑은 것도 큰 수확이었다.

감독 데뷔 원년에 우승을 차지한 김태일 감독은 “말할 수 없이 좋다”며 기쁨을 숨기지 않았다. 금호생명은 다음 시즌부터는 다른 팀과 같이 용병이 1명으로 제한된다.

이원홍기자 bluesk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