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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공순영릉 물철쭉 일석이조의 이사

입력 | 2004-04-18 18:59:00


문화재청이 최근 경기 파주시 조리읍 장곡리 공순영릉(恭順英陵) 내의 물철쭉 20여그루를 서울 종로구 궁정동 칠궁(七宮)으로 옮겨 심었다.

구하기 어렵지도 않은 물철쭉을 굳이 파주에서 옮겨온 까닭은 무엇일까?

청와대와 맞닿은 칠궁은 조선 영조의 생모인 숙빈 최씨의 사당인 육상궁 등 왕의 생모인 후궁 7명의 사당으로 구성된 국가사적 149호다.

육상궁에는 수령 100년 이상된 것으로 추정되는 물철쭉 2그루가 있는데 물철쭉을 더 심어 경내 조경을 보완하겠다는 것이 문화재청의 계획이다.

고운 연분홍색깔로 화려하지 않은 물철쭉이 육상궁과 잘 어울리며 숙빈 최씨의 묘가 위치한 파주시 일대에서 옮겨온다면 그를 추모하는 의미가 남다를 것이란 전문가의 자문 결과를 문화재청이 수용한데 따른 것이다.

숙빈 최씨의 묘인 소령원(昭寧園)은 파주시 광탄면 영장리에 있는데 인근의 공순영릉에는 마침 물철쭉이 군락을 이루고 있어 옮겨 심을 대상으로 결정됐다.

칠궁은 청와대와 인접해 있는데 1968년 김신조 침투사건으로 일반 공개가 금지됐다가 2001년 11월 다시 개방됐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왕릉이나 사당에는 품격 있는 조경수를 심어야 하는데 숙빈 최씨를 추모하는 의미까지 더하기 위해 파주의 물철쭉이 결정된 것”이라며 “5월이면 고운 물철쭉 꽃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파주=이동영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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