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들이 음악전문가뿐 아니라 대중으로부터도 사랑받는 시대를 열고 싶습니다.”
작곡 전공자 대부분이 ‘난해한’ 현대음악이나 전위음악에 치중해 결과적으로 대중으로부터 유리되고 있는 게 우리 현실이지만 작곡가 신동일(申東一·40)씨는 다르다.
서울대 작곡과와 뉴욕대 대학원을 나온 그는 97년 뉴에이지풍의 음반 ‘푸른 자전거’를 내놓아 CF와 드라마 삽입곡으로 애용되는 등 인기를 끌었다. 소리꾼 김용우의 음반 작업에도 참여해 ‘천안도 삼거리’ ‘풍구소리’ 등의 국악가요를 인기곡 대열에 올려놓았다.
화가 류재수와 함께 만든, 소리가 있는 그림책 ‘노란 우산’은 미국 뉴욕타임스가 뽑은 2002년 우수그림책 10선에 뽑혔다. 음악 비전공자가 대부분인 작곡 지망생들을 모아 ‘작곡마당’ 시리즈 발표회도 열고 있다.
“전국 대학의 작곡과에서 해마다 수천명의 졸업생이 나오죠. 그들은 자신의 음악을 들어줄 사회를 필요로 하고, 사회는 또 새로운 음악을 필요로 합니다. 서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넓혀가야지요.”
그는 서울대 재학시절부터 ‘국악’과 ‘어린이음악’의 두 가지를 화두로 붙들고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는 음악 생산의 길을 고민했다. 지난해 처음 선보인 ‘이상한 밤’ 공연은 그 두 장르가 만나는 교차점이었다. ‘동요의 크로스오버’라는 평을 들은 이 공연은 이달 18일 과천시민회관 대극장, 5월 1일 군포시 문화예술회관 공연으로 이어진다. 그의 ‘작곡 저변 넓히기’ 노력은 기성의 음악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 음악원에서 강의하며 ‘제도권 작곡가’로서도 자리를 잡았다. 음악학자들의 전문연구지인 ‘낭만음악’에도 기고를 통해 자신의 작곡이론을 설명해 왔다.
“크로스오버라고 하면 클래식도, 팝도, 국악도 아닌 어중간한 ‘걸치기’를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무조건 장르를 깨는 게 중요한 게 아닙니다. 여러 음악세계와 서로 소통하면서도 작곡가가 분명한 개성을 갖고 작업에 임할 때 진정한 호응을 얻어나갈 수 있죠.”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