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나비에 해파리의 발광유전자를 삽입해 빛나는 눈을 만든 모습(네모 안). -사진제공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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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에도 빛을 발하는 유전자조작 나비가 세계 최초로 탄생했다.
영국의 BBC 온라인뉴스는 11일 미국 뉴욕주립대 안토니아 몬테이로 박사팀이 아프리카에 사는 나비의 일종(Bicyclus anynana)에 해파리의 녹색 발광유전자 2개를 삽입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흥미롭게도 이 실험의 이유는 나비의 변화무쌍한 위장술의 비밀을 유전자 수준에서 알아내기 위한 것.
이 나비는 날개 끝에 눈과 비슷하게 생긴 점무늬가 있다. 천적인 새로부터 목숨을 지키기 위해서다. 새가 이 무늬를 나비의 눈이라 착각해 공격할 때 나비가 치명타를 입지 않고 도망칠 수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 나비는 비가 올 때만 위장무늬를 만들어 천적의 시야를 혼란스럽게 만들고 비가 없는 기간에는 눈에 잘 띄기 때문에 위장무늬를 없앤다고.
하지만 최근까지 나비 날개의 색깔이나 무늬를 만들어 내는 유전자에 대해 밝혀진 바가 거의 없다.
몬테이로 박사는 “발광유전자가 삽입된 나비의 수정란이 성체로 자랐을 때 어느 부위에서 빛을 발하는지 살펴보고 있다”며 “조만간 환경에 따라 날개 무늬를 자유자재로 변화시키는 유전자를 찾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기자 wolf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