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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이나연/‘사후관리’로 브랜드 가치 높여야

입력 | 2004-03-08 16:38:00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이보 마울 사장은 최근 “벤츠가 고객만족을 위해 주력하는 분야는 애프터서비스(AS)와 패션”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애프터서비스가 가장 중요하며 특히 한국에서 판매되는 차량은 독일 본국의 차량과 같은 것이지만 AS 수준은 이에 못 미쳐 더욱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것. 벤츠가 곧 국내 정비사를 교육할 트레이닝센터를 만들려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벤츠뿐 아니라 많은 수입차 업체들은 최근 본격적으로 AS의 강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렉서스도 이를 위해 약 200억원을 투자해 정비교육센터를 설립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가 애프터서비스에 주력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차를 살 때는 ‘왕’처럼 대접받지만 계약을 체결한 직후부터 고객이 겪는 불편, 그리고 이로 인해 회사에 대해 갖게 되는 불신을 잘 알기 때문이다. 고객은 차량의 우수한 성능뿐 아니라 사용할 때 경험하는 애로를 잘 해결해줄 때 감동한다.

사실 특정 산업의 기술이 발전할수록 고객만족을 위한 경쟁은 ‘사후 관리’에 치중될 수밖에 없다. 개별 업체의 기술 차이가 적어지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국내 업체들의 대응은 못내 아쉬움을 준다. 업체별로 정비제도를 개편하고 있지만 고객의 기대수준과 업체의 그것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기 때문이다. 평범한 운전자가 자동차업체에 느끼는 가장 큰 불만은 AS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수출 차량에 비해 왜 보증기간이 짧나”, “정비를 제대로 받기 어렵다”….

국내 고객들이 느끼는 이런 불만과 소외감은 오해에서 비롯된 것도 있지만 업체가 고객에게 제공한 경험의 축적이기도 하다.

아직 얼마나 많은 정비업체들이 정보의 비대칭성을 이용해 바가지요금을 매기는가. 직영 정비업체를 이용하려면 또 얼마나 불편한가.

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많은 정비업체를 일일이 관리하기가 쉽지 않다”며 “모든 정비업체를 직영할 경우 대기업이 중소기업의 영역을 침범한다고 비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령 이런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정한 브랜드 로열티는 고객감동에서 나오며 그 원천은 ‘사후관리’에 있다는 고객의 목소리에 국내 업체는 좀더 귀를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이나연 경제부기자 laros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