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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플래시메모리 발명 회사원 거액 청구소

입력 | 2004-03-03 15:37:00


사원 발명가에게 거액의 대가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이어지면서 최근 일본에서는 회사를 상대로 한 '발명 소송'이 부쩍 늘었다.

기업들은 "업계 현실을 무시한 거액 보상 판결이 계속된다면 연구 기지를 해외로 옮기는 수밖에 없다"며 사법부에 불만을 털어놓고 있다.

3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디지털 카메라와 휴대전화 등에 사용되는 기억저장장치 '플래시 메모리'를 개발한 도시바(東芝) 전직 사원이 회사에 대해 10억엔(약 100억원)의 발명대가를 요구하는 소송을 2일 도쿄지법에 제기했다.

마스오카 후지오(舛岡富士雄·60) 도호쿠(東北)대 교수는 "재직시 발명품을 회사가 특허등록해 1000억엔(약1조원)을 번만큼 발명공로 20%를 인정할 때 200억엔을 보상받아야 한다"면서 우선 일부 10억엔을 청구했다.

그는 전원이 꺼지면 기억내용도 사라지는 종래 기억장치용 반도체의 단점을 보완한 획기적인 '플래시 메모리'를 1980년 발명했다. 비연구직이었던 그는 근무시간 뒤나 휴일을 이용해 홀로 개발해냈다. 87년에는 신형을 개발했다.

최근 급신장하고 있는 플래시 메모리 시장은 도시바, 특허권계약을 맺은 삼성전자 등 2개사가 독점하고 있다. 올해 시장 규모는 1조5000억엔원(약15조원). 그가 발명특허권을 회사에 넘기고 받은 보상금은 '자동차 1대 값' 정도로 알려졌다.

그는 2002년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브스' 표지에 '플래시 메모리의 아버지'란 제목으로 소개된 인물. 일본인으로 포브스 표지인물이 된 사람은 그와 최근 200억엔(2000억원)의 발명 대가 판결을 받아낸 청색 다이오드 발명자 나카무라 슈지(中村修二·49· 미 캘리포니아 샌타바버라대) 교수 뿐.

마스오카 교수는 "일본 경영자들은 조정자 역할을 할 뿐 연구에 관심이 없다"면서 "대학으로 옮긴 것도 회사측이 연구부장이던 나를 연구비도, 부하도 없는 한직으로 발령내려 했기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구업적에 대한 사회의 정당한 평가를 원한다"면서 "결과적으로 돈을 청구하는 형식이 된 점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도쿄=조헌주특파원 hans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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