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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피 아닌 말로 떨게 할겁니다"…심리공포극 '우먼인블랙'

입력 | 2004-01-14 18:27:00

홍콩 출신 연출자 와이 킷 탕은 “나로선 이번에 연출하는 작품이 한국에서 ‘프로’로서 선보이는 첫 작품인 셈”이라고 말했다. -권주훈기자


홍콩 출신의 배우 겸 연출자 와이 킷 탕(Wai Kit Tang·35)은 연극 팬들 사이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최근 몇 년간 한국에서 활동을 펼쳐 온 덕분이다.

그는 얼마 전 막을 내린 록 뮤지컬 ‘록키 호러 쇼’를 연출했고, 마임극 ‘프랑켄슈타인’과 연극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공동 연출을 맡았다. 그와 공동작업을 한 남긍호(프랑켄슈타인), 이지나씨(버자이너 모놀로그)와는 각각 프랑스 마르셀 마르소 국제학원과 영국 미들섹스 대학원에서 같이 수학했으며 이런 인연을 계기로 한국에서도 활동하게 됐다. 사실 그는 1996년 홍콩연예인협회 영화부문 10대 인기상을 받은 배우였지만, 요즘은 연출에만 주력하고 있다.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활동해 온 그가 남자 배우 2명만 출연하는 독특한 심리 공포극을 연출한다. 2월 6일 서울 제일화재 세실극장에서 막을 올리는 ‘우먼 인 블랙’.

13일 서울 삼선교의 연극 연습실을 찾아갔을 때 그는 배우들과 함께 대본에 밑줄을 그어가며 열심히 작품분석을 하고 있었다.

“저로서는 이 무대가 한국에서 ‘프로’로서 본격적으로 활동을 펼치는 첫 작품이라고 생각해요. ‘록키 호러 쇼’는 이미 널리 알려진 작품이어서 제 색깔이 끼어들 여지가 없었거든요. 이번 공연은 한국 초연이자 실질적인 단독 연출작이란 점에서 애착이 갑니다.”

‘우먼 인 블랙’은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서 5000회 이상 공연된 작품. 한 중년 법무관이 젊은 시절 자신을 따라다녔던 ‘검은 옷을 입은 여인’의 유령에 대해 ‘극중극’ 형식으로 설명한다. 공포극이지만 피가 낭자한 작품은 아니다. “눈에 보이는 공포가 아니라 배우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관객의 공포심을 이끌어내는 연극입니다. 그래서 배우의 카리스마가 중요한 작품입니다.연출의 역할은 배우가 가진 능력을 최대한 끄집어내는 데 있죠.”

이 작품에선 배우들의 비중이 절대적이다. 그가 주위에 자문을 구해 캐스팅했다는 이호성씨와 이상직씨는 연극계에서 실력을 검증받은 배우들. 이호성씨는 92년 동아연극상 연기상을 받았고, 이상직씨는 지난해 국립극단의 ‘문제적 인간 연산’에서 주역을 맡았다. 배우와의 의사소통은 통역을 통해 이뤄진다. 배우들이 연출 의도대로 작품을 만들어가고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자신 있다”고 짧게 대답했다. 3월 28일까지. 화∼목 오후 7시반, 금 오후 7시반 10시반, 토 오후 4시 7시반, 일 오후 4시. 02-3291-3700

주성원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