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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공중 케이블카서 7일을 버텨라…싱가포르 이색행사

입력 | 2004-01-14 17:31:00

센토사섬과 싱가포르섬의 마운트 페이버를 잇는 싱가포르 케이블카. 오는 3월 16일부터 4명이 케이블카 안에서 1주일을 버티는 서바이빙게임 ‘상공생존체험’이 벌어질 현장이다. 아래 사진은 매년 발렌타이에 싱가포르 케이블카의 캐빈에서 펼치는 스카이다이닝(Sky dining) 모습. 이번 공중생존체험에서는 이 안에서 네 명이 일주일을 버텨야 한다. 사진제공 커뮤니케이션즈 코리아


1997년 필리핀 팔라완 섬 부근에 있는 리조트섬 엘니도에서 취재할 때였다. 엘니도는 ‘섬 하나에 리조트 하나’ 개념의 고급스러운 부티크 리조트로 미니록과 라겐 등 두 개의 섬으로 구성된 곳. 두 섬 리조트의 모든 객실이 유럽인에게 점거당해 어쩔 수 없이 두 섬을 오가며 하루씩 숙박을 해야 했다. 당시 두 섬에 체류했던 유럽인 100여명은 근처 무인도에서 한창이던 ‘서바이빙 게임’ 운영 및 촬영팀(핀란드 TV방송국 소속)으로 한 달째 장기 체류 중이었다.

서바이빙 게임이란 일정한 수의 사람을 음식도 없이 빈 몸으로 무인도에 들여보내 스스로 생존방식을 터득하며 일정기간 살도록 한 뒤 거기에서 펼쳐지는 극한상황을 타개해 나가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로 제작해 보여주는 ‘엿보기 프로그램’ 중 하나.

자원한 참가자는 매일 제시되는 새로운 게임을 통해 경쟁상대를 탈락시키며 마지막 순간까지 생존하기 위해 고난을 극복한다. 그리고 최후의 생존자는 TV방송국으로부터 엄청난 상금을 받는다. 당시만 해도 이런 프로그램은 처음 선뵈는 것이어서 유럽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었다.

그런 서바이빙 게임이 드디어 아시아에도 상륙해 3월 16일부터 싱가포르 섬 마운트페이버와 센토사 섬을 잇는 공중 케이블카 안에서 펼쳐진다. 이 케이블카는 싱가포르에서 유일한 케이블카로 매주 토요일(오후 6시30분∼8시30분)에는 케이블카에 앉아서 야경을 보면서 식사를 즐기는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곳.

이 케이블카에서 아시아 최초로 펼쳐질 다국간 서바이빙 게임의 요령은 이렇다. 두 팀(한 팀은 남녀 각 1명으로 구성) 4명은 비좁은 케이블카 안에 들어가 매일 제공되는 3L의 물과 세끼 식사로 1주일을 버텨야 한다. 휴식은 매일 단 10분. 1주일을 완벽하게 버티는 우승팀(단 한 팀)에는 5만 싱가포르달러(약 3575만원)의 상금과 부상이 주어진다.

이 게임의 명칭은 ‘서바이빙 더 스카이(Surviving the Sky·상공생존체험)’. 주최자는 싱가포르에 유일한 케이블카를 운영하는 싱가포르 케이블카 회사(SCC). 이 회사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케이블카를 국제적으로 홍보하고 케이블카역이 있는 마운트페이버 지역의 상권을 살리기 위해 이런 이벤트를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게임에 참가할 팀은 한국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태국 인도네시아 홍콩 등 6개국에서 선발된 36개팀(총 72명). 싱가포르에서 21개팀이, 나머지 5개국에서 각각 3개팀이 참가하게 된다. 참가자는 왕복 20분이 소요되는 이 케이블카를 매일 23시간50분씩 타고 1주일을 버텨야 한다. 대소변 등 모든 생리적인 현상은 10분 내에 해결해야 한다. 10분의 휴식시간을 단 1초라도 넘기면 자동 탈락된다.

●참가 요령

▽자격=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 21세 이상 성인 남녀

▽팀=남녀 1명씩 2명으로 구성. 항공권 및 숙박비는 SCC가 부담

▽접수=2월 24일까지 지원서(영문·이름 나이 주소 연락처 소개서 취미 사진 2장)를 보내면 된다. 접수처는 ‘135-010 서울 강남구 논현2동 105의 1 CK빌딩 커뮤니케이션즈코리아 Surviving the Sky 담당자’

▽문의=02-511-7231

△SCC홈페이지=www.cablecar.com.sg/surviving_the_sky.html

조성하기자 summ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