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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0만원과 減稅’…썬앤문 文회장, 盧경선자금 그냥 줬을까

입력 | 2004-01-08 18:49:00

썬앤문그룹 문병욱 회장.


대통령 측근 비리 수사를 맡은 김진흥(金鎭興) 특별검사팀이 앞으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관련 의혹을 어떻게 처리할지 수사 초장부터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대통령이 2002년 민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당시 문병욱(文丙旭·구속) 썬앤문그룹 회장을 직접 만나 경선 기탁금 지원을 요청해 5000만원을 받은 사실이 8일 드러났기 때문이다.

검찰은 이 돈이 정상적인 영수증 처리가 된 합법적인 정치자금이라고 밝혔지만 특검 수사에서 돈의 대가성 여부가 어떻게 규정되느냐에 따라 상황은 달라질 수 있다.

이준범 대통령 측근비리 특별검사보가 8일 오후 서울 서초구 반포동 특별검사팀 사무실 앞에서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연합

따라서 문제의 돈이 썬앤문그룹에 대한 국세청의 세금감면과 어떤 연관이 있느냐가 밝혀져야 한다. 당시 노 후보가 이 돈을 받은 직후 썬앤문 그룹에 대한 특별세무조사가 시작됐고, 같은 해 6월 감세청탁을 통해 최소 71억원이던 썬앤문그룹의 추징 세액이 23억원으로 깎였다.

특별세무조사를 맡았던 국세청 감사관 홍모씨(구속)는 썬앤문그룹 추징세액 관련 보고서에 ‘노’라는 글자를 적어 놓아 의혹이 증폭됐다.

그래서 노 대통령이 썬앤문그룹 감세 청탁 사건과 관련해 손영래(孫永來·구속) 당시 국세청장에게 청탁 전화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홍씨는 이 글자가 노 대통령을 뜻하는 ‘노’가 아니라 영어의 ‘NO’를 뜻하는 것이라고 진술했다”고 밝혔었다.

게다가 문 회장은 민주당 후보 경선 시절부터 대통령 당선 이후까지 노 대통령과 지속적인 만남을 가졌다고 검찰에서 진술했다.

따라서 특검팀은 관련 수사기록 검토가 끝나는 대로 이런 의혹들에 대해 사실 확인 작업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5000만원 부분의 경우 영수증 처리를 하고 받은 정치자금이라고 해도 그것이 청탁에 대한 대가성이 있다면 범죄가 되는 만큼 특검팀은 이 돈의 성격 규명에도 주력할 예정이다.

또 문 회장이 2002년 대선 직전 경남 김해시의 관광호텔에서 당시 노 후보 수행팀장이던 여택수(呂澤壽) 대통령제1부속실 행정관에게 건넸다는 3000만원을 동석한 노 후보가 직접 받았다는 김성래(金成來) 전 썬앤문그룹 부회장의 진술도 특검에서 진위가 가려져야 할 ‘불씨’다.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

길진균기자 le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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