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민의 영어 능력을 키우기 위한 영어체험마을이 10월 송파구 풍납동에 문을 연다.
서울시는 “풍납동 옛 외환은행 합숙소 건물을 리모델링해 10월까지 ‘서울 영어체험마을’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그러나 이곳은 사적11호 백제 풍납토성 내에 위치해 문화재청 문화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데 문화재위원회 사적분과 소속 일부 위원들이 부정적 견해를 보여 난항이 예상된다.
시는 부지 5061평, 연면적 3868평의 건물 4개동으로 구성된 옛 외환은행 합숙소를 개조해 하루 400여명이 동시에 생활할 수 있는 영어체험마을을 만들 계획.
시민들은 최대 8주 동안 합숙하면서 실제와 유사한 상황에서 영어만을 사용하게 된다.
이곳엔 숙소와 연구실 강의실을 비롯해 편의점 카페 문구 등 문화생활 체험 공간이 들어선다. 공항 호텔 우체국 등도 세트로 꾸며진다.
시는 영어마을에 들어가려면 영어권 국가에 입국하는 것처럼 모형 여권에 입국허가 도장을 받고 영어식 이름을 부여받도록 할 계획이다. 또한 마을 내의 편의점 카페 등을 이용할 때도 모형 달러 화폐를 쓰게 된다.
그러나 사적지 내의 현상변경(건물 신축 증개축 및 용도변경)에 대한 승인권을 쥐고 있는 문화재위원회가 영어마을에 부정적이어서 개관 여부는 아직 미지수다. 한 문화재위원은 “백제 유적에 영어마을은 어울리지 않는다. 다른 곳에 만들어야 한다”고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건물 신·증축 없이 일부만 리모델링하는 것일 뿐 문화재는 훼손하지 않는다”면서 “2월에 최종안을 만들어 문화재청에 승인을 요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