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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나가던 지주회사 '주춤'…LG이어 농심-동원 동반하락

입력 | 2003-12-17 18:08:00


최근 증시에서는 ‘지주회사’가 호재가 아닌 악재가 되고 있다. ‘지주회사 테마’는 올해 증시 전문가들의 긍정적인 전망과 함께 주목받았던 투자 포인트. 그러나 지주회사의 대표격인 ㈜LG 주가가 약세를 면치 못하는 가운데 농심홀딩스 동원금융지주 풀무원 등 다른 지주회사 주가도 주춤거리고 있다.

▽곤혹스러워 하는 LG=LG그룹은 8000억원 규모의 LG카드채나 기업어음(CP) 가운데 상당 부분을 대주주와 ㈜LG가 사들이겠다고 17일 밝혔다. 이는 LG화학과 LG전자 등 우량 계열사를 통해 CP를 인수하겠다는 방침에서 하루 만에 선회한 것.

이에 따라 LG화학 주가는 최근 하락세에서 소폭의 상승세로 돌아섰다. LG전자는 전날보다 2.45% 떨어진 5만5700원으로 장을 마쳤지만 낙폭은 줄었다. 반면 LG카드 지원 규모가 예상보다 커진 ㈜LG는 6.71% 하락했다.

투자자들은 LG의 태도 변화에도 불구하고 우량 계열사에 미칠 불똥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 소화되지 못한 카드채를 계열사들이 매입해야 할 가능성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대신증권은 이날 이 같은 점을 감안해 LG화학의 목표 주가를 5만9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미래에셋증권 손동식 상무는 “계열사의 현금 흐름이 안 좋아지는 것은 물론 부실채권 매입에 따른 위험도 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LG측은 “LG카드가 정상화되면 투자 리스크가 줄어들고 계열사에 대한 지원 시비도 줄어들 것”이라고 해명했다.

▽자회사 관리 능력이 관건=지주회사로 전환한 다른 상장기업의 주가도 하락해 16일 이후 동원금융지주가 4.7%, 농심홀딩스가 5.15% 떨어졌다. 이들 기업은 연말 우량 계열사의 고배당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최근 주가가 상승세를 이어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대신경제연구소 함성식 연구원은 “LG그룹 사태는 갓 태어난 지주회사 시스템이 과거 계열사의 부실과 지원 관례에 엉켜 불거진 과도기적 현상”이라고 해석했다. 장기적으로 기업의 투명성을 위해 지주회사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는다는 지적이다.

증시 전문가들은 지주회사가 자리를 잡으려면 계열사의 지원을 암묵적으로 요구하는 정부나 채권단의 인식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투자자들에게는 지주회사의 자회사 관리능력, 자회사들의 가치와 배당능력 등을 잘 살피라고 주문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