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문화의 시대를 맞아 지방자치단체들이 문화재단을 만들어 문화경영에 직접 나서고 있다. 현재 전국 6개 지역 문화재단 중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펴고 있는 경기문화재단(수원시 팔달구 인계동) 전경. -사진제공 경기문화재단
지방자치단체가 기금을 직접 조성해 출연하는 지역 문화재단 설립이 잇따르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지역 문화재단은 경기, 제주, 강원, 경기 부천시, 강원 강릉시, 충북 청주시 등 6곳. 서울 부산 인천도 문화재단 설립을 준비 중이다.
이 같은 지역 문화재단 설립 붐은 그동안 지자체의 문화관광과나 문화체육과에서 담당해 온 문화사업을 보다 전문적이고 장기적인 안목으로 추진하겠다는 생각에 따른 것. 각 지자체들은 지자체장이 대표이사를 맡든지 문화계나 경제계에서 검증 받은 인물들을 공채하고 있다.
▽설립 배경=공무원의 경우 순환보직으로 전문성이 축적되지 못하다보니 장기 프로젝트에 매달리기 힘들고 문화예산도 효과적으로 집행되지 못하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문화재단 송태호 대표이사는 “지방자치를 피부로 느끼게 하는 사업은 문화사업이란 인식하에 이인제 경기도지사 시절 문화예술인과 단체들을 후원하고 문화행사를 전담하는 별도 기관으로 만들어졌다”며 문화재단 설립 배경을 설명했다.
▽운영 중인 지역 문화재단의 활동 내용=현재 경기문화재단, 제주문화예술재단, 강원문화재단, 부천문화재단, 강릉문화예술진흥재단,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등 6곳의 지역 문화재단이 설립돼 운영 중이다. 강릉의 경우만 민간인이 기증한 부동산을 현금화해 출연했고 나머지는 모두 지자체 예산으로 설립됐다. 이들은 지역별로 차별화된 문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활발한 활동을 보이는 곳은 1997년 최초로 설립된 경기문화재단. 출연금이나 사업규모 면(표 참조)에서 가장 크다. 경기문화재단은 ‘백남준미술관 건립’이나 ‘남한산성 복원사업’과 함께 경기지역이 정약용 이익 등 실학자들의 주 활동무대였다는 점에 착안해 실학 연구지원 사업도 펼치고 있다.
제주는 러시아 과학원 시베리아 지부와의 학술교류에, 부천은 부천시민회관과 복사골문화센터 운영 및 관리에, 강릉은 문화의 집 운영과 문화총서 발간에, 청주는 벤처펀드 조성사업에 주력하고 있다.
▽개원 예정인 지역 문화재단=서울지역 문화예술 활동을 지원하기 위한 서울문화재단은 올해 말 남산 시정개발연구원 별관에서 개원된다. 재단의 기금 목표액은 지역 문화재단으로는 가장 많은 3000억원으로 그중 2006년까지 1000억원의 기금을 조성키로 했다. 민자유치 공연장 건립 및 운영, 창작연습실, 음향제작실, 창작센터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서울시청 안승일 문화과장은 “문화정책을 세우고 예산을 집행하는 데 문화예술 현장에 대한 전문적 식견이 중요하기 때문에 별도의 재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밖에 부산, 인천도 문화재단 설립을 서두르고 있다.
허문명기자 angelhuh@donga.com
지역 문화재단 현황
경기강릉강원제주청주부천출연금1175억원10억원70억원63억원1억원100만원예산154억원1억8000만원8억5000만원27억5000만원17억6000만원42억원설립1997년1998년1999년2000년2001년2001년인터넷주소kcf.or.krcnaf.or.krgwcf.or.krjcaf.or.krcjculture.netbcf.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