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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월드컵 베스트11 “어! 미아 햄이 없네”

입력 | 2003-10-09 17:57:00

미국 미아 햄


‘기교축구에서 파워축구의 시대로.’

국제축구연맹(FIFA)은 9일 FIFA 테크니컬스터디그룹(TSG)이 선정한 2003미국여자월드컵 베스트11과 교체선수 5명 등 올스타팀 16명을 발표했다.

이날 발표된 명단에서 최대 이변은 여자 축구 최고의 스타로 군림해온 미아 햄(미국)이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교체 멤버로 밀려난 것. 햄과 함께 여자축구의 양대 스타로 꼽혔던 중국의 쑨웬은 아예 후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반면 이번 대회 준결승까지 7골로 득점왕을 예약하며 차세대 축구스타로 급부상한 독일의 스트라이커 비르기트 프린츠와, 경기당 0.60골을 허용하며 철벽수비를 자랑한 독일 골키퍼 실케 로텐베르크, 스웨덴을 결승으로 이끈 빅토리아 스벤손 등 신예 스타들이 베스트11에 이름을 올리며 여자축구의 세대교체를 선언했다.

13일 결승전을 앞둔 독일과 스웨덴이 베스트11에 각각 5명과 3명씩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 출신으로는 중국의 수비수 왕리핑이 유일하게 포함됐다.

2003미국여자월드컵 베스트11이 상징하는 것은 여자 축구에서도 아기자기한 기교의 축구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게 됐다는 점. 10년 넘게 세계 여자축구를 호령해온 햄이나 쑨웬은 모두 1m63의 단신으로 이들은 세밀한 기교를 앞세운 선수들이었다.


이에 반해 독일이나 스웨덴은 기교보다는 힘과 스피드를 앞세운 공격축구로 이번 대회 결승에 진출했다. 그 선두 주자가 프린츠. 1m79, 77kg의 당당한 체격을 앞세운 ‘폭주 기관차’ 프린츠는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는 플레이를 펼치며 여자축구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하는 선수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축구를 구사하는 브라질과 정교한 패스워크를 바탕으로 하는 중국, 북한, 일본 등 아시아세가 침몰한 것은 남자 못지않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한 팀들이 득세한 이번 대회에서 예정된 수순이었다는 분석. 제프 블래터 FIFA 회장은 “여자 축구도 엄청나게 발전했다. 특히 선수들의 신체조건이 예전과 비할 바 없을 만큼 좋아졌다”고 말했다. 다음은 올스타팀 명단.

▽베스트 11

△골키퍼=실케 로텐베르크(독일) △수비수=왕리핑(중국) 조이 포싯(미국) 샤르망 후퍼(캐나다) 산드라 미너트(독일) △미드필더=베티나 비그만(독일) 말린 뫼스트롬(스웨덴) 섀넌 박스(미국) 마렌 마이너트(독일) △포워드=비르기트 프린츠(독일) 빅토리아 스벤손(스웨덴)

▽교체 선수(5명)

△골키퍼=카롤린 옌손(스웨덴) △수비수=솔베이그 굴브란드센(노르웨이) 마르타(브라질) △포워드=미아 햄(미국) 다그니 멜그렌(노르웨이)

김상호기자 hyangs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