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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돈 나의 인생]추천할만한 금융상품들

입력 | 2003-10-08 17:26:00


자녀에 대한 맹목적인 투자, 특히 사교육 열풍이 한국 사회와 부모, 또 수혜자인 아이들까지 멍들게 하고 있다는 데에는 이견이 별로 없다. 그러나 그 원인을 놓고 남성과 여성은 다소 다른 해석을 하고 있다.

남성들은 흔히 아이를 직접 기르는 여성에게 책임을 돌린다. 남들이 하는 만큼은 가르쳐야 한다는 경쟁심, 앞뒤를 가리지 않는 무계획성과 무모함 등이 주로 거론된다. 이에 따르면 여성이 각성하고 교육받으면 사교육은 사라진다.

여성은 이런 주장을 “모르는 소리”라고 반박한다. 그들은 사람은 많고 점점 일자리는 줄어드는 구조, 직업의 귀천에 따라 사람의 신분이 차별되고 대학에 서열이 매겨진 구조, 공교육이 역할을 못하고 사람보다 성적으로 줄을 세우는 입시구조를 말한다.

이런 열악한 구조가 바뀌지 않는 한 무리해서라도 최대한 교육을 시키는 것은 합리적인 행위라는 것이다. 구조가 바뀌어야 사교육도 사라진다는 결론이다.

전문가들은 구조적인 환경을 인정하는 선에서 합리적 전략적으로 생애와 자산운용 계획을 세워 실천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우선 노후 대책을 마련하면서 자녀에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 김일선 투자신탁협회 이사는 “자녀가 부모를 봉양해야 한다는 의식이 급속히 사라지고 있으므로 과거처럼 모든 것을 바쳤다가는 어려운 노후를 보내야 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우재룡 한국펀드평가 사장도 “서구 나라들처럼 돈이 생기면 먼저 연금에 붓고 불가피하게 자녀에게 많은 돈을 쓰는 경우에는 ‘너를 위해 엄마가 소비와 노후를 포기하는 것’임을 꼭 인지시키라”고 말했다. 희생이 아니라 노후를 위한 투자임을 암묵적으로 계약하라는 것.

우 사장은 “말로는 자녀에게 ‘난 늙어서 너에게 부담이 되지 않겠다’고 하면서 노후 대책 없이 교육비에 투자하는 것은 이율배반”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저축의 목적을 묻는 각종 직장인 설문조사 결과 2001년을 기점으로 ‘자녀 교육’과 ‘노후 보장’의 순위가 바뀌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사교육이 불가피한 투자라면 남이 하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한다는 식의 피동적인 접근을 버리고 전략적으로 접근하라는 조언도 설득력이 있다.

우선 내 아이가 남과 어떻게 다른지 능력과 선호를 파악한다. 그 뒤 장차 무엇으로 키울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구체적으로 정한다. 어떤 교육이 가장 효과적일지 정보를 수집하고 장기 계획을 세워 교육비를 마련하고 집행한다.

우 사장은 “유치원과 초등학교 시절 비용을 줄이고 고등학교에 들어가면 남보다 화끈하게 지원하는 등의 전략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석호기자 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