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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푸드]'너희가 치즈를 아느냐'

입력 | 2003-09-25 16:33:00

사진제공 FIM스튜디오


기원전 2세기경 만들어졌다는 ‘원조치즈’ 칸탈, 성경에 등장하는 양젖치즈 페코리노, ‘나폴레옹의 연인’ 카망베르, 숟가락으로 떠먹는 리코타…. 약방의 감초처럼 역사의 한편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치즈는 그 종류만도 2000여종이 넘는다.

치즈는 대부분 생산지 지명을 따 이름 짓는데 그 특색은 생산지의 수만큼이나 다양하다. 그러면서도 고유한 맛이 뒤섞이지 않는 것이 또 다른 특징. 만드는 방법이나 지역에 따라 색깔과 향, 모양도 가지각색인 치즈의 매력에 빠져보자.

● 맛과 향, 모양도 가지각색

우선 가공치즈와 자연산 치즈로 나뉜다.

가공치즈에는 노란색 낱장 형태의 변형 체다치즈나 피자에 뿌려먹는 가루치즈인 파메산치즈 등이 있다. 짜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는 것이 특징.

자연산치즈는 단단한 정도에 따라 생치즈, 연성치즈, 준경성치즈, 경성치즈 등으로 분류한다. 생치즈는 숙성과정을 거치지 않은 프레시치즈로 수분이 80%나 된다. 맛이 부드럽고 지방이 적다. 연두부처럼 물에 담아 파는 코티지는 숟가락으로 떠먹고, 마스카르포네는 빵에 발라 먹거나 티라미수 케이크의 재료로 쓰인다.

연성치즈는 솜털 같은 흰 곰팡이로 덮여 있다. ‘치즈의 왕’으로 불리는 양젖치즈 로크포르가 대표적이다. 에펠탑 모양의 풀리니는 봄 여름에 생산된 것이 염소젖의 고소한 맛을 느낄 수 있다. 하트모양의 ‘밸런타인 치즈’로 알려진 뇌프샤텔은 프랑스 미식가 연감에 소개될 정도로 맛이 독특하다.

수분이 35∼55% 정도인 준경성치즈는 가장 쉽게 맛볼 수 있는 치즈다.

‘돈키호테 치즈’로 불리는 만체고는 스페인 라만차 산악지대의 꽃을 먹고 자란 양의 젖으로 만들어 향이 풍부하다. 호두 맛이 나는 그뤼에르는 탄력성이 좋아 씹는 즐거움이 있다.

경성치즈는 수분이 35% 미만으로 주로 강판에 갈아먹거나 가루를 내 먹는다. 이탈리아의 페코리노와 파메산이 대표적. 단백질과 지방이 농축돼 있어 열량이 매우 높다.

● 치즈 맛 100% 즐기기

우유를 발효시킨 대표적인 저장식품으로 소화흡수가 잘되는 단백질이나 지방이 풍부하고 칼슘과 인 등 무기질이나 비타민 A, B도 많다.

마그네슘이 많은 포도나 포도주를 곁들이면 치즈의 철분 흡수를 도울 수 있다.

와인과 치즈의 궁합이 잘 맞는 또 하나의 이유는 치즈의 강한 맛이 와인의 떫은맛을 덜어주기 때문. 짠맛의 치즈일수록 신맛의 와인과 어울린다.

가벼운 레드와인은 카망베르나 에프와스, 브리 등과, 오래 숙성된 무거운 레드와인은 파란 곰팡이가 핀 블루치즈류와 잘 어울린다. 화이트와인에는 폴리니 같은 염소치즈나 에멘탈이 적합하다. 여러 종류의 치즈를 함께 먹을 때는 연하고 순한 것부터 맛을 음미하면서 먹는 것이 포인트.

치즈는 일단 개봉하면 1∼2주 안에 다 먹는 것이 좋지만 경성치즈는 두어 달 보관할 수도 있다. 보관할 때는 2∼5도 정도에서 반드시 포일이나 랩으로 밀봉해 습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용기에 담아둔다면 유리나 나무용기가 좋다. 냉장고에 보관했던 치즈를 꺼내 먹을 때에는 30∼40분 전에 미리 꺼내 실온과 맞춰주면 원래의 향이 살아난다.

요즘엔 백화점 지하 슈퍼에만 가도 각종 치즈를 손쉽게 구할 수 있다. 좀 더 다양한 치즈를 맛보고 싶다면 한남동의 젤델리카트슨(02-797-6846), 한남유통(02-702-3313)이나 방배동의 뚜르뒤뱅(02-533-1846), 텐투텐(02-3477-0303)에 가볼 것을 권한다. 생치즈를 원한다면 하얏트, 힐튼, 인터컨티넨탈호텔 델리숍도 찾아가볼 만하다.

김재영기자 jaykim@donga.com

1.카망베르(프랑스)

나폴레옹이 와인을 마실 때 항상 즐겼다고 해 ‘나폴레옹의 연인’으로도 불리는 연성치즈. 표면에 솜털처럼 하얗게 핀 곰팡이와 연한 버섯향이 특징. 약한 열에도 쉽게 녹는다.

2.블루(프랑스)

치즈 사이사이의 푸른 곰팡이가 특징인 연성치즈. 프랑스에서 가장 많이 먹는 치즈로 도베르뉴, 드코스, 드오쥐라 등이 있다.

3.에멘탈(스위스)

흔히 ‘스위스 치즈’로 잘못 알려진 구멍이 숭숭 뚫린 준경성치즈. 만화책 등에 자주 등장해 ‘톰과 제리 치즈’로도 불린다. 고무줄을 씹는 듯 탄력이 강하며 퐁듀 재료로 유명.

4.포르트 니콜슨(뉴질랜드)

노란색 파라핀으로 코팅한 오렌지 빛의 준경성치즈. 표면을 소금물로 여러 번 씻은 뒤 코팅 처리했다. 맛과 향이 부드러워 샐러드나 와인 안주용으로 좋다.

5.브리(프랑스)

진한 우유 맛과 쏘는 맛이 일품인 ‘치즈의 여왕’ 브리드모와 브리드멀랭, 브리드쿨로미에 등을 통칭하는 연성치즈의 한 종류. 요즘에는 브리 이외의 지역에서도 맛과 향이 다른 여러 종류가 생산된다.

-체다(영국)

세상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경성치즈 중 하나. '햄버거 치즈'로 불리는 미국식 슬라이스 치즈는 이 치즈의 가공한 변형치즈다.

6.파메산(이탈리아)

대표적인 경성치즈. 주로 가루를 내 스파게티나 피자에 뿌려먹는다. 데카메론의 저자 보카치오가 즐겨먹은 것으로도 유명.

7.에덤(네덜란드)

오래 보존하기 위해 붉은색 파라핀으로 표면을 코팅해 ‘붉은 공’으로도 불리는 준경성치즈. 아이들이 특히 좋아한다. 검은색으로 코팅된 것은 17주 이상 숙성된 것으로 진한 맛과 향이 특징.

(도움말:앤치즈 대표 이영미)

▼치즈로 만드는 요리3선▼

●치즈 샐러드 (120K㎈)

재료=토마토 1개, 그린치커리 20g, 오이피클 1/2개, 오이 1/2개, 노란피망 1/4개, 다진마늘, 샐러드소스(식초 1작은술, 올리브오일 3작은술, 바질가루 1작은술, 후춧가루), 연성치즈류 100g

만들기=준비한 채소를 먹기 좋은 크기로 썰어 접시에 담고 치즈도 같은 크기로 잘라 담아 준비한 소스를 뿌린다.

연성치즈 대신 코티지치즈나 블루치즈류를 잘게 부숴 채소 등과 섞으면 색다른 멋의 다이어트 식품을 맛볼 수 있다.

●치즈 퐁듀(180K㎈, 1인분)

재료=화이트와인 200mL, 치즈베이스(에멘탈 또는 그뤼에르 250g+옥수수전분 1작은술+키르쉬), 마늘1쪽, 소금, 후춧가루, 하루정도 묵힌 바게트나 호밀빵, 각종 채소

만들기=빵은 한입 크기로 깍둑썰기를 한다. 치즈는 강판에 갈아 전분을 넣고 섞는다. 예열한 퐁듀 냄비 안쪽을 반으로 쪼갠 마늘로 문질러 준 뒤 와인을 붓고 끓이다가 치즈를 조금씩 넣는다. 소금, 후추와 키르쉬로 마무리.

카망베르를 이용할 경우 치즈 윗부분을 잘라내 통째로 오븐에 살짝 녹이면 그 자체가 퐁듀가 된다. 파인애플이나 방울토마토 를 찍어먹으면 또 다른 맛을 즐길 수 있다.

●더블크러스트피자(210K㎈, 1조각)

재료=피자반죽(밀가루 3컵, 드라이이스트 1작은술, 설탕 1/2술, 버터40g, 소금 1작은술, 물 2/3컵), 피자소스, 카망베르 130g, 방울토마토, 바질, 베이컨, 구운 마늘

만들기=밀가루, 소금, 드라이이스트, 설탕을 물에 부어 중탕한 뒤 버터를 넣어 반죽한다. 랩을 씌워 2시간 정도 발효시켜 두 배로 커지면 다시 한번 반죽한다. 반죽을 0.1cm 두께로 밀고 포크로 몇 군데 구멍을 낸 뒤 카망베르치즈를 바르고 반죽 한 장을 더 얹어 그 위에 소스와 각종 토핑을 얹어 오븐에서 10분간 굽는다.

(조리협조:도미노 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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