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수출이 늘면 원자재와 중간재 수입도 증가하는 무역구조로 인해 한국 경제의 대외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산업의 ‘탈(脫)제조업, 서비스화(化)’ 현상이 급격히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은행은 18일 ‘2000년 산업연관표로 본 한국의 경제구조’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산업연관표는 한 해 동안 이뤄진 상품과 서비스의 거래내용을 총 정리한 종합통계표로 5년마다 작성된다.
▽일본보다 3배 높은 대외의존도=한국의 대외의존도(수출과 수입이 국내시장에 공급된 모든 재화와 서비스에서 차지하는 비중)는 2000년 29.2%로 1990년의 23.4%, 1995년의 24.9%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는 제품 한 개를 생산하려면 필요한 원자재와 부품 중 30%는 해외에서 사와야 한다는 뜻. 일본은 10.8%로 우리의 3분의 1 수준이다.
또 수출의 수입유발 효과도 1995년 0.30에서 2000년 0.37로 높아져 수출품 한개를 생산하려 할 때 37%의 생산요소를 해외에서 사와야 했다.
김종귀(金鐘貴) 한은 투입산출통계팀장은 “중간재를 수입에 의존하는 수출품이 늘면서 산업 전체의 부가가치가 떨어지고 있다”면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소재 및 부품의 국산화에 집중적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산업의 급격한 서비스화=2000년 산업에서 서비스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9.0%로 1990년 30.3%, 95년 34.1%에 비해 크게 높아졌다. 이에 비해 제조업은 90년 49.6%에서 95년 47.6%, 2000년 46.5%로 계속 줄어들고 있다.
조성종(趙成種) 한은 통계국장은 “경제가 성장할수록 서비스화의 진전은 피할 수 없지만 경쟁력을 갖추지 못한 상태에서 비중이 너무 빨리 커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최종수요 가운데 투자의 비중은 2000년 22.4%로 1990년의 28.9%, 1995년의 29.6%에 비해 급격히 하락해 투자부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 민간 소비 지출은 352조3710억원으로 1995년의 202조9713억원에 비해 1.7배로 커졌다. 그러나 같은 기간 피고용자의 보수(임금)는 1.5배 오른 데 그쳐 한국인의 씀씀이가 헤퍼진 것으로 나타났다.
박중현기자 sanju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