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씨네리뷰]‘스타트렉’ 극장판 ‘네메시스’ 복제인간이 지구를 노린다

입력 | 2003-09-16 17:44:00

미국의 인기 TV 시리즈 ‘스타 트렉’의 인기에 힘입어 영화로 제작된 ‘네메시스’. 사진제공 UIP코리아


우주력 5844년. 리무스 행성의 우두머리 신존(톰 하디)은 로물루스 행성 측에 동맹을 제안하지만 로물루스 평의회에선 이를 거절한다. 이에 신존은 쿠데타를 조종해 로물루스의 집정관 자리에 앉은 뒤 은하 연방에 평화조약을 맺자고 제안한다.

은하 연방에서는 엔터프라이즈 호 사령관 피카드(패트릭 스튜어트)를 보내 신존과 접촉할 것을 지시한다.

‘네메시스’(원제 Star Trek: Nemesis)는 국내에서도 고정 팬이 적지 않은 TV 시리즈 ‘스타 트렉’을 원형으로 한 작품. 피카드 선장 역의 패트릭 스튜어트와 인조인간 데이터 역의 브렌트 스파이너 등 TV 출연진이 거의 그대로 등장한다.

영화는 지구를 포함한 은하 연방과 다른 별의 대결과 ‘복제’를 중요한 소재로 다뤘다. 하지만 이 작품의 한계는 영화 자체도 TV 시리즈의 또 다른 복제에 그쳤다는 점이다. 선악 대결의 낡은 틀에 복제 역시 이미 SF 장르에서 숱하게 다뤄져왔다.

은하 연방을 위협하는 호전적인 신존은 다름 아닌 피카드의 복제 인간이다. 과거 로물루스인들이 은하 연방을 공격하기 위해 만든 것. 복제인간이면서도 뛰어난 전투 능력으로 권력을 잡은 신존은 자신의 원형인 인간에 대해 알 수 없는 증오심을 갖고 있어 지구인을 몰살시키려고 한다.

영화는 피카드와 신존의 만남을 통해 닮은꼴일 수밖에 없는 두 존재의 갈등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신존은 “인간의 삶은 무엇인가. 나의 과거는 어땠나”라고 묻고 피카드는 “넌 바로 나”라며 호전적인 신존을 설득하려고 한다.

이 작품은 한발 더 나아가 인간 외에도 데이터와 비슷한 모델로 ‘생산’된 또 다른 인조인간 B-4를 등장시켜 다시 한번 정체성의 문제를 강조하지만 ‘동어반복’으로 느껴진다. 비주얼도 평범한 편이어서 안방이 아닌 극장에서 관객을 유혹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19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 가.

김갑식기자 dunanwor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