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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로드웨이 사상 첫 농아주연 ‘빅리버’ 24일 막 올라

입력 | 2003-08-21 19:06:00


미국 뉴욕 브로드웨이 사상 처음으로 농아가 뮤지컬 주인공을 맡아 열연해 감동을 주고 있다. 맨해튼의 아메리칸 에어라인 극장에서 지난달 24일 무대에 올린 뮤지컬 ‘빅 리버(Big River)’에는 주인공 허크 역에 농아인 티론 지오르다노가 기용됐다. 이 뮤지컬 출연자 18명 가운데 7명이 농아다.

2001년 로스앤젤레스의 66석짜리 소규모 극장에서 시작된 이 뮤지컬은 인기가 높아지자 로스앤젤레스의 큰 극장으로 장소를 옮겼다가 이번에 브로드웨이까지 진출했다. 브로드웨이 공연도 당초 9월 14일 막을 내리려다 인파가 몰리자 일주일 연장하게 됐다.

이 작품은 미국의 고전소설로 꼽히는 마크 트웨인의 ‘허클베리 핀의 모험’을 토대로 한 것으로 1985년 초연돼 최우수 뮤지컬 등 7개 부문에서 토니상을 받기도 했다.

지오르다노는 ‘진지한 몸짓 연기로 허크의 감정을 잘 나타내고 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는 극중에서 표정과 몸짓으로 연기하며 대사는 수화로 표현한다. 노래와 대사는 극중 해설자인 마크 트웨인역의 다니엘 젠킨스가 대신하고 있다. 젠킨스는 초연 때 허크 역을 맡아 토니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던 배우다.

지오르다노는 “꿈도 꾸지 못했던 환상적인 브로드웨이 데뷔를 즐겁게 경험했다”면서 “고비마다 도와준 가족과 친구에게 감사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 작품에 앞서 워싱턴에서 ‘더러운 개, 해리’ 등 3개 작품으로 무대에 선 경험이 있다.

극중에서 허크와 함께 도망치는 흑인노예 짐의 역할을 맡은 유명배우 마이클 매켈로이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관객들은 처음에는 연기를 하는 배우와 노래를 부르는 배우에 번갈아가며 관심을 두지만 곧 연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고 말했다.

수화의 대가인 린다 보브가 마크 트웨인의 소설을 수화로 옮기는 작업을 했으며 공연에서는 모든 대사가 수화로도 전달된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