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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씨 "꽃잎 진다고 바람을 탓하겠나"

입력 | 2003-06-19 02:31:00


대북 송금 의혹사건과 관련해 구속 수감된 박지원(朴智元) 전 문화관광부 장관의 18일 하루는 한숨과 한탄의 연속이었다.

이런 그를 위해 수사팀은 새벽에 폭탄주를 함께하며 얘기를 나누었으며 그는 “나 한 몸 스러지는 것은 어쩔 수 없지만 남북 화해와 협력의 무드만은 깨지 말아야 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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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날 밤 늦게 영어의 몸이 됐다. 서울구치소로 가기에 앞서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남북정상회담을 위한 특사로 역할한 것을 지금도 자랑스럽게 생각한다”며 “그 문제에 있어서는 사법부에서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억울한 점은 없는가’라는 질문에 “억울한 건 없습니다. 두 분이 구속돼 있는데 제가 구속 안 되면 말이 안 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꽃잎이 진다고 어찌 바람을 탓하겠습니까. 차에 띄워 마시고 살겠습니다”라고 소회를 피력했다. 박 전 장관의 소회 발언은 조지훈의 시 ‘낙화(落花)’의 첫째 연으로 좌초위기에 처한 햇볕정책을 꽃으로 표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이 시는 ‘꽃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로 끝맺는다.

하종대기자 orionha@donga.com

▼조지훈의 낙화(落花)▼

꽃이 지기로소니
바람을 탓하랴

주렴 밖 성긴 별이
하나 둘 스러지고

귀촉도 울음 뒤에
머언 산이 다가서다.

촛불을 꺼야 하리.
꽃이 지는데

꽃 지는 그림자
뜰에 어리어

하이얀 미닫이가
우련 붉어라.

묻혀서 사는 이의
고운 마음을

아는 이 있을까
저허하노니

꽃이 지는 아침은
울고 싶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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