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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마당]박영일/그래도 희망은 IT에…

입력 | 2003-05-29 19:24:00


우리나라 경상수지가 5개월 연속 적자행진을 이어가면서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2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4월 적자규모는 3억8640만달러, 지난 5개월간 적자누적액은 27억52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여기에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여파와 북핵문제, SK글로벌 사태, 이라크전쟁 등의 영향으로 앞으로도 상당 기간 경기상승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 정보기술(IT) 벤처기업은 시장축소와 극심한 자금난으로 도산이 속출하고 있어 그간의 성장을 멈추고 하강곡선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원천기술 대부분을 미국 등 선진국에 의존하고 있지만 D램,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인터넷, 이동전화 서비스 부문 등은 선진국 반열에 올라 있다. 특히 이동전화 서비스(벨소리, 게임 등)와 인터넷 서비스 부문은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소프트웨어 응용 분야는 미국 일본 등 선진국에는 뒤떨어지나, 아시아 중남미 아프리카 동유럽 국가들보다는 앞서가고 있다. 일부 IT산업을 지렛대로 해 빈사상태에 빠진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방안을 제시해 보고자 한다.

먼저 국가 프로젝트로 세계 최고의 시스템통합(SI) 종합망 10개를 만들 것을 제안한다. 프로젝트별로 세계 최고의 전문가들을 초치(招致),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의료·보건복지망, 교육망, 교통망 등 다른 나라에도 적용이 가능한 SI 종합망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면 국내 생산성을 크게 높일 뿐 아니라 높은 가격으로 수출할 수도 있고, 세계 최고 수준의 인력도 양성할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앞으로 5년간 매년 분야별 우수 벤처기업 100개씩을 해외국가에 입식(入植)시키자. 우리의 IT 응용기술 수준은 미국 등 선진국에는 미치지 못하나 그 밖의 나라들보다는 앞서 있으므로 정부차원의 지원만 있으면 가능하다. 아시아 중남미 동유럽 등 중진국과 후진국에 3년 정도의 정부 보증으로 입식시킨다면 한국 IT기술의 우수성을 공식적으로 입증해 모든 IT분야의 수출을 선도하게 될 것이다. 이렇게 된다면 한국을 중심으로 한 IT벨트화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셋째, 세계 최고가 될 IT 기초기반기술을 20개만 개발하자. 기초기반기술은 단기적으로는 선진국을 따라잡기가 불가능한 부문이다. 따라서 장기계획하에 선별해 집중 투자해야 할 것이다. 우선 10년 후에 사용가능한 기초기반기술 10개, 20년 후에 사용가능한 기초기반기술 10개를 각각 선정한 뒤 프로젝트별로 세계 최고 석학들을 우리나라에 초치,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연구 개발토록 한다. 이를 위해 프로젝트별로 매년 1만∼3000만달러씩 연구자금을 지속적으로 지원한다. 그러면 10년 혹은 20년 후 우리나라 기술은 그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해 해당 분야를 선도하게 될 것이다.

이상의 세 가지 방안을 동시에 추진한다면 최소의 비용으로 우리 정부가 국정 어젠다로 설정한 ‘동북아 경제 중심국가 건설’이 앞당겨질 것이다. 또 어려워진 우리 경제를 IT로 일으켜 세울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박영일 ㈜시스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