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 분열이 이 정도라면 예수가 교육부 장관을 해도 어려울 겁니다. 이제는 제발 마음을 엽시다.”
윤덕홍(尹德弘·사진) 교육부총리는 최근 일선 교단의 갈등 실태를 파악하고 해법을 듣기 위해 23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운동 경복고를 방문, 교사 학부모 간담회를 갖고 그동안 느낀 고충과 교원단체에 대한 불만을 솔직히 쏟아냈다.
윤 부총리는 “취임하자마자 천안초등학교 화재, 보성초등학교 사태 등 너무 많은 사건이 벌어져 울고 싶은 심정이었다”며 “교장들은 ‘젊은 교사들이 버릇이 없고 통제가 안 된다’고 하고, 전교조는 ‘교장이 권위적이라 대화가 안 된다’고 하는데 허리띠를 풀고 앉아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말했다.
윤 부총리는 “전교조 요구대로 교육행정정보시스템(NEIS)의 인권침해 소지가 있는 부분을 삭제했고, 위원회를 만들어 해결하자고 했는데도 전교조가 참여를 거부했다”며 “이제 전교조도 초기의 열정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전교조 소속인 서만석 교사는 “학교에는 서로의 입장이나 소속에 따라 반목이 있지만 이를 해결하려는 사람은 없다”며 “교육부가 중재해 해결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원희 교사는 "학교 갈등은 교내 문제이기도 하지만 사회 갈등의 축소판 같다"며 "교사가 개혁 대상이 되고 교장이 자살하는 현실에서 교직을 계속해야 하는지 자괴감이 든다"고 말했다.
서울교총 회장인 박희정 교사는 “교장이 모든 것을 책임지고 학교를 운영하도록 보장하고 교육과 관련 없는 불법행위를 근절해야 한다”고 강조했고, 전교조 소속 정석민 교사(여)는 “교사 사회는 상대적으로 매우 평등하지만 아직도 성 차별적 요소가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경복고 교장을 지낸 최태상 학교운영위원장은 “학운위는 교장이 학교운영을 하는데 힘을 실어주는 기구가 되어야지 교장의 힘을 빼려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