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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선교의 농구에세이]김병철이 이겨야 할 3가지 이유

입력 | 2003-03-31 17:43:00


대망의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이 3일부터 대구에서 시작된다.

동양 오리온스는 LG와 TG의 4강 플레이오프가 마지막 5차전까지 가는 동안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 결승에 오르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두 팀의 경기를 보면서 그들은 ‘휴식’이라는 달콤한 보약을 마셨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는 말이 있다. 이대로라면 ‘우승해본 팀이 우승이 얼마나 좋은지 안다’고 할 수도 있겠다. 동양의 지난해 우승은 고기 맛을 알아서 먹었다기 보다는 배고파 먹이를 쫓다보니 고기를 먹게 됐다고 봐야 한다. 우승 전년도에 꼴찌로 처져 굶주림을 겪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이제는 다르다. 우승해야 하는 이유를 그들은 알고 있을 것이다. 특히 동양에서 새로 주장을 맡은 김병철은 누구보다도 챔피언을 향한 열망이 강하리라. “올 시즌 동양의 우승확률을 70%”라고 겸손하게 말했지만 내심은 다를 것이다.

올 정규리그 최우수선수까지 오른 김병철이지만 적잖은 부담 속에서 이번 시즌을 시작했던 게 사실이다. 단짝 콤비 전희철이 팀을 떠났기 때문이다. 농구계에는 오랫동안 논란거리가 하나 있었다. 김병철과 전희철을 계속 붙여놓느냐 아니면 떼어놓느냐, 떼어놓는다면 동양은 누굴 선택해야 하느냐였다. 의견은 거의 반반. 구단도 같은 고민을 몇 년째하고 있었다. 지난해 두 선수가 함께 뛰어 우승을 일궈내자 결정은 더욱 어려웠다.

자신과 전희철을 둘러싼 이런 소문을 못 들었을 리 없었던 김병철은 “뛰던 팀에 남으면 좋겠지만 보내면 간다”고 짐짓 비장한 마음의 준비까지 해놓았던 터였다. 마침내 구단은 그를 선택했고 그것이 올 시즌 그가 그 어느 해보다 열심히, 그리고 진지하게 뛰도록 만든 이유였다.

그에게는 올해도 우승 반지를 끼어야 하는 세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김진 감독을 위해서다. 사나이는 자신을 믿고 인정해주는 이에게 목숨까지 바친다고 했던가. 둘째는 이제 태어난 지 열 달 된 딸 첫돌 선물을 위해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자신을 위해서다. 이번 시즌을 끝으로 자유계약선수가 되는 김병철은 자신의 진정한 가치를 인정받고싶어 한다. 이제 우리 모두 피터팬의 화려한 비상을 기다려보자. 김병철은 날아오를 준비가 되어 있다.

방송인 hansunkyo@kore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