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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戰]이라크군 기습에 미군 패닉상태

입력 | 2003-03-25 16:59:00


개전 초기 바그다드를 향해 순조롭게 북상하던 미군은 시간이 지날수록 이라크군의 거센 저항에 부닥쳐 고전하고 있다. 종군기자로서 미군 제1해병대 제1연대와 동행하고 있는 일본 아사히신문의 노지마 쓰요시 기자는 "미군측의 피해가 커지면서 해병대원들도 동요하는 표정이 역력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아사히신문의 르포 기사.

이라크 국경을 넘은 이래 순조롭게 진격해온 미군은 23,24일 남부 거점도시 나시리야에서 예상치 못한 이라크군의 기습을 받았다.

미 해병대원들은 동료의 피해소식이 잇달아 전해지자 한때 패닉 상태에 빠졌다. 금방 울듯한 표정으로 기자에게 달려온 한 병사는 "위성전화로 인터넷을 검색해달라. 우리 대원이 포로로 잡혀 죽은 것 같다"고 말했다.

제1해병대 제1연대는 23일 정오경까지 국도를 따라 별다른 저항 없이 북상하고 있었다. 나시리야에서는 이라크 정규군이 22일 미군에 투항했다는 정보도 전해졌던 참이었다. 하지만 본대의 진군행렬은 나시리야를 5㎞ 가량 남겨둔 지점에서 갑자기 멈췄다. 전방에서 하얀 포연이 솟아올랐고 미군의 공격용 헬기가 숨가쁘게 날아갔다.

전방의 상대는 '사담 순교자군단'으로 불리우는 바스당 계열의 군사조직 페다인. 양측의 공방전은 나시리야 남부 유프라테스강의 교량들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펼쳐졌다.

23일 미 해병대가 교량 부근에 도착했을 때 돌연 박격포와 로켓, 중기관총으로 무장하고 매복중인 이라크 군이 기습공격을 가했다. 수 시간의 격전 끝에 미군은 교량 한 개를 확보했지만 나머지 교량들은 여전히 이라크군의 수중.

이 전투로 미 해병대는 50명 이상의 사상자를 냈지만 미군 측은 전사자와 포로의 수에 대해서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현장 부근에서는 곳곳에서 포연이 솟아오르고 미군 부상자를 후송하는 것으로 보이는 헬리콥터와 차량들이 쿠웨이트 방향으로 서둘러 돌아가고 있었다. 미군의 군용무선에서는 현장으로부터의 지원 요청이 쇄도했다.

공보담당 로버트슨 대위는 "이라크 군이 이 부근에서 매복하고 있을 줄은 전혀 예상치 못했다"고 말했다.

24일에도 나시리야 시내의 여러 곳에서 미 해병대와 이라크 군간의 전투가 계속됐다. 후방에 대기중인 150대의 미군 전차부대가 해병대를 지원하기 위해 나시리야 시내로 이동중이라는 정보가 들어왔다.

도쿄=박원재특파원 parkw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