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과 질환 : 안과 의사가 눈이 충혈된 환자에게 고주파를 이용해 눈 주위에 마사지를 해주고 있다.
최근 고주파 열치료가 레이저와 더불어 새로운 치료법으로 각광받고 있다. 고주파 열치료는 가느다란 전선에 높은 고주파를 흘려 이때 생기는 열을 이용해 인체에 탈이 난 부위를 태워 없애거나 통증을 줄이는 데 사용된다.
기존 수술법보다 흉터 걱정이 적고 비교적 짧은 시간에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디스크, 간암, 전립샘 비대증 등의 치료에 사용되고 있으며 최근엔 파킨슨병 치료에도 시도되고 있다. 또 정맥류나 눈 주위 마사지 등 미용 치료에도 사용되는 등 폭넓게 이용되고 있다. 아직 의료보험 혜택이 많지 않아 수술비가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디스크=주로 찢어진 디스크로 인해 통증이 있을 때 사용된다. 환자가 호소하는 증세는 다리엔 통증이 없고 허리만 몹시 아픈 환자가 시술 대상. 전극이 달린 가는 주사바늘을 디스크 내로 삽입해 전류를 흘리면 약 60∼70도의 열이 발생한다. 이때 생긴 열은 손상된 디스크를 계란을 익히듯 응고시킨다. 수술 성공률은 60∼70% 정도. 수술 후 꾸준한 물리치료가 필요하다.
▼디스크 고주파 열치료술:찢어진 디스크부위에 전극이 달린 주사바늘을 집어넣은 뒤 60∼70도의 열을 발생시키면 디스크가 응고되면서 통증이 없어진다.
▼파킨슨병 고주파 열치료술:고주파치료를 하기전 정확한 치료위치를 찾기 위해 '뇌정위 수술기구'를 머리에 장착한 모습.
▽파킨슨병=파킨슨병은 얼굴 팔 다리 근육을 지배하는 뇌 부위가 나이가 들면서 손상돼 근육이 굳고 손이 떨리며 운동이 느려지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은 도파민을 보충해주는 약물치료가 가장 많이 사용되지만 뇌의 이상으로 근육이 굳는 증상이 심하면 고주파 전기응고술로 뇌 부위를 치료해 굳는 근육을 펴게 된다.
자기공명영상촬영(MRI) 등으로 뇌의 이상 부위를 촬영한 뒤 3차원 입체 영상으로 분석해 정확한 수술 부위를 찾아낸다. 이 후 뇌에 전극을 심고 고주파를 흘려 이상 부위를 응고시켜 치료하게 되는데 파킨슨병의 증세 호전은 90∼95% 정도로 알려져 있다.
▼하지정맥류 고주파혈관폐쇄요법:비정상적으로 확장된 부위의 혈관 속에 고주파 기기를 집어넣은 다음 고주파를 흘려 열을 발생시킨 다음 혈관을 없앤다.
▼전립샘비대증 경요도 전립샘절제술:고주파를 발생시키는 바늘을 요도를 통해 전립샘까지 접근시킨 뒤 비대해진 부위를 그림과 같이 태운다.
▼하지정맥류 고주파치료기장치
▽간암=3㎝ 내외의 작은 간암 세포를 치료할 때 사용된다. 초음파 등으로 간암세포의 위치를 파악한 뒤 간암세포에 삽입한 전극에 고주파를 발생시킨 후 그 열로 암세포를 태우는 것. 최근에는 암세포가 5㎝의 경우에도 시술이 가능하며 기존 간암 치료법인 색전술과 병행 치료시 좋은 효과를 거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색전술은 암세포에 영양을 공급하는 혈관을 여러 가지 방법으로 막는 시술법.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소화기영상의학과 임효근 교수는 “고주파 열치료는 다른 시술에 비해 통증을 적게 느끼며 시술 다음날 퇴원이 가능하다”며 “간암 크기가 3㎝ 미만일 때는 90%에서 간암 세포를 완전히 없앨 수 있지만 5㎝가 넘어가면 다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전립샘비대증=최근 미국에서 도입된 치료법. 기존엔 전기 절제술로 전립샘 비대증을 치료했지만 출혈, 요실금, 요도막힘이 생기거나 역행(逆行)성 사정과 같은 성기능 장애 등의 부작용이 생겼다. 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고주파를 이용한 경요도전립샘절제술(TUNA)이 사용되고 있다.
고주파를 발생시키는 바늘을 커진 전립샘 부위에 접근시킨 뒤 열을 발생시켜 커진 전립샘을 제거하는 것. 출혈이 적어 입원이 필요 없을 뿐 아니라 부분마취로 시술이 가능하다.
부산 박용상 비뇨기과의 박원장은 “심장병이나 고혈압 당뇨 등으로 마취가 어렵거나 수술적 치료를 원하지 않으며 성생활이 가능한 50∼60대에 적합한 수술이다”고 말했다. 시술시간은 30분∼한시간 정도. 치료효과는 70∼80% 정도로 기존 치료법 성적과 비슷하지만 장기 치료에 대한 연구결과는 아직 없다.
▽하지정맥류=하지정맥류란 다리 정맥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확장돼 구불구불해지고 거미줄 모양으로 튀어나와 있는 것이다. 여자들에게 주로 많이 생긴다.
초기에 생긴 정맥류 치료에 고주파 혈관폐쇄요법이 주로 사용된다. 이는 5∼10㎜로 늘어난 정맥 내부에 가는 도관을 집어넣은 다음 85도의 고열을 발생시켜 혈관을 없애는 것. 한번 수술시 걸리는 시간은 30분∼한시간 정도며 당일 퇴원하며 일상생활을 하는 데 큰 지장이 없다.
강남연세흉부외과 김해균 원장은 “재발률은 1% 이하로 알려져 있으며 간혹 부작용으로 피부화상이나 정맥염이 나타나기도 한다”며 “하지만 수술 후 한달, 석 달, 여섯 달 간격으로 치료를 통해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술비는 100만원 정도.
▽기타=최근엔 안과에서 안구와 눈꺼풀, 눈 주변부에 고주파를 쏘아 체내에 있는 열을 높여 눈 주위 혈액과 림프관의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고주파 마사지 요법도 사용되고 있다. 모니터를 많이 보는 직장인이나 수험생, 눈마름증(안구건조증) 환자들이 주로 이용한다.
이 치료법은 또 겨드랑이 액취증 분야에까지 영역을 넓혀나가고 있다. 서울 조&킴피부과의 김시영 원장은 “침을 겨드랑이에 삽입한 뒤 고주파를 흘려 열을 발생시키면 땀을 나게 하는 아포크린 땀샘이 제거돼 냄새를 없앤다”고 말했다. 시술 뒤 하루가 지나면 일상생활이 가능하다.
또 여드름을 없앨 때도 일단 초음파나 레이저로 피지나 땀구멍 속의 기름을 제거한 뒤 고주파를 이용해 땀구멍을 좁히는 시술을 한다.
이진한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