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이 26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평화포럼 초청 강연회에서 독일통일과정을 회고하며 한반도 평화 문제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강병기기자
리하르트 폰 바이츠제커 전 독일 대통령은 26일 “북한 핵문제는 한국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제적 문제”라며 한국은 미국 등 우방과의 협의를 통해 이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권고했다.
독일이 통일된 뒤 첫 연방대통령을 지낸 그는 이날 평화포럼(이사장 강원룡·姜元龍 목사)이 서울 신라호텔에서 주최한 조찬강연회에 연사로 참석, 독일의 통일경험 및 한반도 평화문제에 대해 언급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반도에서 북한의 대량살상무기는 용납될 수 없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북한에 보내면서 북한과 대화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면서 “한국정부와 국민은 대북협상을 통해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겠다는 결의를 갖고 있으나 이는 한국 혼자서는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국은 항상 한국의 편에 설 것이므로 한국은 미국 등과 긴밀한 협의를 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미국이 북한을 포용하지 않고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는 것은 북한의 불합리한 태도 등을 고려할 때 이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독일 통일의 기회가 왔을 때 구소련은 오랜 맹방인 동독을 포기하는 것을 두려워했고, 프랑스는 통일을 시샘했으나 서독은 미국과의 진솔한 대화를 통해 통일 독일이 유럽국가들에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설득해 통일을 추진할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통독엔 예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돈이 들었다”면서 한국인들도 남북통일 과정에서 인내를 가져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강연회에는 이홍구 전 국무총리, 정세현 통일부 장관, 김성재 문화관광부 장관, 임동원 전 대통령외교안보통일특보, 김정례 전 보건복지부 장관, 남재희 전 노동부 장관, 박재규 경남대 총장, 박세직 국제환경노동문화원 이사장, 이인호 한국국제교류재단 이사장, 김철 천도교 교령, 김성수 성공회대 총장, 박종화 경동교회 담임목사, 박청수 원불교 강남교당 교무, 백도웅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총무, 김민하 민주평통자문회의 상임부의장, 강문규 새마을운동중앙협의회장, 박영숙 한국환경사회정책연구소장, 박원순 참여연대 상임집행위원장, 정대철 이부영 유재건 김근태 김경재 윤여준 이재정 의원 등 각계 인사 40여명이 참석했다.
한기흥기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