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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꿈을 펼쳐라]⑦공연기획자 되려면…

입력 | 2003-02-19 20:51:00


음반 표지 혹은 신문 잡지의 기사에서나 만나볼 수 있던 위대한 연주가. 그의 매니저를 접촉해 내한 공연을 성사시킨다. 공항에서 ‘대가’를 만나 감격의 첫 인사를 나누고, 연습에서 식사까지 불편이 없도록 일정을 꼼꼼히 관리한다. 마침내 공연일. 최상의 컨디션에서 관객의 열광을 이끌어내는 ‘마에스트로’의 모습을 보면서 ‘해냈다’라는 성취감과 함께 눈에는 기쁨의 이슬이 맺힌다….

공연의 3요소인 ‘창작자, 공연자, 관객’ 중 공연자와 관객을 연결하는 공연기획자. 88서울올림픽 이후 세계적 아티스트의 내한공연이 폭증하면서 90년대에 여러 대학에 전공 과정이 설치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과 목포 대불대가 예술경영 학부과정을 두고 있으며 충청대가 2년제 학부과정을 개설하고 있다. 석사과정은 훨씬 다양해 단국대 중앙대 등 10여개 대학에 개설돼 있고 성균관대는 2000년 박사과정을 열었다.

문화예술기획 다움아카데미와 KBS 등 일부 언론사 사회교육센터도 문화예술 경영과정을 열고 있다. 그러나 공연 현장을 지휘하는 일선 공연기획자들은 강의에서 얻은 ‘전문지식’이 공연기획에 뛰어들기 위한 필수사항은 아니라고 말한다.

미추홀 예술진흥회 전경화 회장은 “공연기획에 필요한 자질은 음악 등 예술 지식에서부터 경영 회계, 영어 등 외국어, 문장력 등 실로 다양하기 때문에 현업에서 몸으로 부딪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스테이지원 박진학 대표도 “사람 만나기를 좋아해야 성공할 수 있습니다. 예술가와 연주회장 관공서 등 여러 분야의 사람과 접촉하고 설득하는 일이 공연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이를 ‘스트레스’로 생각해서는 곤란하죠”라고 말한다.

공연기획자가 되는 경로는 예술의 전당이나 세종문화회관 등 공연기획부를 둔 대공연장 공채에 응시하거나, 다른 민간 기획사에 개별적으로 근무 의사를 밝힌 뒤 현업을 배우는 방법 등으로 나뉜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대공연장의 공채는 극히 드문 편. 최근 예술의 전당이 신입사원 공채공고를 냈지만 경쟁률이 어마어마할 것이라는 게 공연계의 예측이다. 결국 공연기획자가 되기 위해 가장 가까운 길은 민간 기획사에서 인턴으로 근무를 시작하는 것. 대부분의 기획사는 3∼6개월 인턴기간을 둔 뒤 능력에 따라 채용 여부를 결정한다. 인턴 기간 월 급여는 50만원선이 가장 많고 정식 임용 후 초임은 1200만∼2000만원대로 다양하다.

크레디아 정재옥 대표는 “공연기획계 근무를 결정하기 전에 자신이 원하는 분야가 무용 클래식 대중음악 등 다양한 장르 중 어느 쪽인지 숙고한 다음 지원 회사를 결정해야 업무의 흥미를 유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이용관 성균관대 겸임교수(예술경영 전공)는 “업무의 특성상 보도자료나 곡목해설 등 ‘글’을 써야 할 경우가 많으므로, 미리 이 점에 대한 대비를 하면 업무에 쉽게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