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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플라자]교보생명 사장 "고객 질병예방-노후까지 관리"

입력 | 2003-01-27 17:31:00


“규모가 가장 크지는 않지만 가장 존경받는 생명보험사를 만들겠습니다.”

교보생명 장형덕(張亨德·53·사진) 사장은 빠르지만 조용하게 회사를 바꾸고 있다. 씨티은행 23년 근무경험을 살려 몸집 불리기보다는 수익성 위주의 생명보험사를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그는 앞으로 5년 동안 인력개발에 5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직원 1인당 연간 250만원이라는 파격적인 금액을 인재개발에 사용하는 것.

“우수인력 확보는 기업의 최우선 과제입니다. 단순히 국제적 기준을 따르겠다고만 말해서는 안되고 이를 철저히 몸에 익혀 실천해야만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5년 동안 국제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한국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는 장 사장은 파격적인 연수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보험권에서 말만 나오고 실천은 없었던 국내외 경영학석사(MBA) 연수프로그램 뿐 아니라 앞으로 회사를 이끌어갈 인재를 양성하는 최고경영자(CEO)아카데미도 구상하고 있다.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처럼 회사를 이끌어갈 미래인재를 사내교육으로 키워낸다는 발상이다.

장 사장은 작년 5월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곧바로 베인 앤 컴퍼니의 컨설팅을 받아 ‘보험핵심사업에 집중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군살을 빼기 위해 전체인력의 20%에 해당하는 1200명을 명예퇴직시켰으나 명확한 기준을 적용한 덕분에 별다른 잡음이 없었다.

그가 오랜 고민 끝에 시행한 것이 ‘사업가형 점포장제도’. 지금까지 국내 보험사 영업소는 성과보상 시스템도 약하고 점포장은 단순히 생활설계사를 관리하는 비효율적 형태로 운영됐다.

장 사장은 이를 철저히 바꿔 점포장을 계약직 형태의 사업가로 바꿨다. 점포장에게는 아주 적은 기본급만 주고 나머지는 점포의 실적에 따라 성과급 형태로 주는 것.

그러다보니 실적이 부실한 설계사는 자연스럽게 정리되고 점포장은 고객관리와 우수설계사 확보에 심혈을 기울이게 됐다. 현재 전국 700개 영업점 가운데 30%가 이를 실시하고 있으며 내년까지 100%로 확대한다는 계획.

장 사장은 “사업가형으로 바꾼 영업점의 생산성이 40∼50% 올라갔고 점포장의 수입은 50∼100% 높아졌다”며 “회사와 직원이 모두 만족하는 윈윈 게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5년간 생명보험업계가 가장 험난한 시기를 겪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올 8월부터 방카슈랑스 허용, 우체국과 농협 등 유사보험의 급성장, 외국보험사의 진입 등 산업환경이 갈수록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고객이 교보의 서비스에 만족해 다시 교보를 찾도록 만들 것입니다. 그러려면 양보다는 질로 승부해야 합니다. 고객이 사고가 나거나 병에 걸렸을 때 보험금을 주는 것 뿐만 아니라 질병예방과 노후생활 관리에도 투자를 많이 할 것입니다.”

◎장형덕 사장 약력

△1950년 부산출생

△76년 한국외국어대 영어과 졸업

△76년 씨티은행 입사

△86년 씨티은행 이사

△99년 씨티은행 중소기업금융 본부장

△2000년 서울은행 부행장

△2001년 7월 교보생명 자산운용담당 부사장

△2002년 5월 교보생명 대표이사 사장

김두영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