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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업계의 ‘작은 거인’ 편의점이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전체 편의점 숫자는 5600개를 넘어섰고 매출액은 2조6000억원을 돌파했습니다. 웬만한 시내 도로에서는 고개만 들면 편의점을 볼 수 있을 정도죠.
업계에서는 편의점 성장의 원동력을 ‘치밀한 고객분석’ 덕분이라고 꼽습니다. 무섭도록 꼼꼼하게 고객의 기호를 분석한 게 서비스 질을 높이게 만든 거죠.
편의점은 먼저 오픈하기 전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해 편의점이 들어설 자리의 시간대별 통행 인구를 조사합니다. 연령별과 성별로 나눠 24시간 동안 조사를 하죠. 어떤 사람들이 어떤 시간대에 많이 이동하는지 분석해 1차적으로 사업성을 따져봅니다.
영업을 시작하면 고객 데이터는 더욱 정확해집니다. 물건을 하나 사면 점원은 물건값을 계산하기 전에 어린이, 중고교생, 젊은 남성, 주부, 중년 남성, 노인 등으로 나눠 고객 정보를 입력합니다. 시간대는 자연적으로 입력되게 해 놓았고요.
이렇게 모인 자료는 입지별로 상품을 배열하는 데 사용됩니다. 주부가 주된 이용 고객인 주택가라면 세제나 커피, 차(茶) 등의 비율을 높입니다. 우유도 200mL 팩보다는 1ℓ짜리 대용량을 갖다 놓죠.
학원가 근처라서 중고교생들이 자주 이용한다면 음료수와 아이스크림 종류를 늘리고, 필기구 등을 눈에 잘 띄는 곳에 배치합니다.
상품 배송 시각도 고객 데이터에 따라 결정됩니다. 훼미리마트는 하루 2번 배송할 때 요일별로 나눠진 피크시간대보다 1시간 앞서 물품을 배달합니다. 상품 수량도 평소보다 1.5배 이상 늘려 공급이 달리지 않도록 조심하죠.
박형준기자 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