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후보측〓민주당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는 후보단일화 문제에 대해 “지엽적인 문제는 양보하겠다”는 적극적 자세로 나오고 있다. 협상단에도 “쓸데없는 신경전은 피하고 단일화 합의의 큰 틀이 지켜지도록 노력해달라”는 주문만 했다.
여기에는 “단일화가 안되면 본선에서 어렵다”는 노 후보의 생각이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국민경선에 의한 후보단일화를 고집해온 노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을 전격 수용하게 된 것도 10%대로 나온 언론사 여론조사 지지도가 크게 작용했다.
노 후보는 또 협상단에 상당한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다. 물론 협상이 끝나면 즉각 보고를 받고는 있지만 협상의 세부적인 내용에까지 관여하지는 않는다는 게 노 후보측의 설명이다.
노 후보는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자신감을 가지고 있다. 노 후보의 한 측근은 “노 후보는 10월 이후 지지율이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데다 TV토론만 성사되면 정 후보를 역전시킬 것으로 자신했다”고 귀띔했다.
민주당이 TV토론에 적극 매달리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민주당은 20일자 신문광고를 통해 “TV토론을 보고 평가해달라”고 국민에게 호소했다.
노 후보측은 TV토론이 패널 중심이 아닌 후보 상호토론 중심으로 진행돼 정 후보와의 차별성이 부각되기를 바라고 있다.
▽정몽준 후보측〓“정몽준(鄭夢準) 대통령후보의 속마음을 제대로 아는 이는 없을 것이다.”
한 측근인사는 20일 정 후보가 여론조사 방식 유출 사태에 대한 민주당측의 유감표명을 수용하고 민주당과의 재협상에 나서기로 한 직후 이렇게 말했다.
15일 밤 민주당 노 후보와의 단일화 합의 직후 포장마차에서 ‘러브샷’까지 했다가 18일 민주당측의 여론조사 방식 유출을 ‘신뢰를 해치는 심각한 사태’라고 맹비난한 뒤 그날 밤으로 ‘반노(反盧)’ 성향의 후보단일화추진협의회 소속 의원들과 만났던 정 후보의 속내를 정확히 알기가 어렵다는 얘기였다.
특히 통합21이 민주당측과 재협상의 관건으로 집요하게 물고 늘어졌던 이른바 ‘역선택’ 방지조항은 당초 합의된 설문내용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는 게 민주당측 주장이다. 이 때문에 ‘마이웨이’를 염두에 둔 정 후보가 일단 협상을 재개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자신이 단일화 협상을 깼다는 비난을 피하려는 계산이 아니냐는 관측도 없지 않다.
실제 당내에서는 단일화 실패시 비판여론에 대비해 △TK(대구 경북)출신 이수성(李壽成) 전 총리 영입 △민주당 동교동계에 대한 접촉 강화 △후단협 등 중부권 신당파와의 당 대 당 통합 △민주당 이인제(李仁濟) 박상천(朴相千) 의원 영입 등을 건의하는 문건도 나돌고 있다.윤영찬기자 yyc11@donga.com
박성원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