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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메디컬]美 미용렌즈 규제논란

입력 | 2002-11-03 17:59:00

미국과 영국 등에서 유행하고 있는 미용렌즈들. 숫자나 축구공 모양을 비롯해 다양한 색깔과 모양의 제품이 선보이고 있다.사진제공 뉴욕타임스


미국 클리블랜드의 안과의사 토머스 스타인만 박사는 지난해 찾아온 10대 여자 환자를 잊지 못한다. 그 환자는 단순히 눈의 색깔을 바꾸기 위해 렌즈를 꼈다가 시력에 영구적인 장애가 생겼다.

스타인만 박사는 “환자의 눈은 원래 갈색이었는데 옷 색상과 맞추려고 비디오 가게에서 처방전 없이 산 녹색 렌즈를 꼈다가 부작용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그는 식품의약국(FDA)이 지난주에야 미용 렌즈를 의사 처방 없이 함부로 사용하면 위험하다고 경고하는 등 업계에 뒤늦게 갑작스러운 강경조치를 취한 데 대해 불만을 나타냈다.

FDA의 레스터 크로퍼드 부국장은 “소비자는 미용 렌즈가 시력 교정용 렌즈와 마찬가지로 안과 전문의의 처방 없이 함부로 사용하면 심각한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안과의사들이 평면 렌즈라고 부르는 미용 렌즈는 몇 년 전부터 사용돼왔다. 이 렌즈는 색깔뿐 아니라 디자인도 다양하다. 얼룩말 무늬가 있는가 하면 소용돌이, 고양이 눈, 해, 축구공 모양 등이 있다.

전문가들은 “렌즈 자체의 문제보다는 청소년들이 처방전 없이 사서 적절한 사용법을 모른 채 마구 쓰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 따르면 콘택트 렌즈를 낀 채 자면 눈병에 걸릴 위험이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7배가량 높아지는데 렌즈를 제대로 소독하지 않고 끼어도 위험은 이와 비슷하다.

샌디에이고의 안과의사 리처드 레웅은 “렌즈를 착용하면서 상처가 나거나 너무 오래 끼면 궤양이 생길 수 있다”면서 “아이들은 렌즈가 신기해서 돌려가면서 끼기도 하는데 위험 천만”이라고 말했다.

FDA측은 영국 회사인 ‘패션웨어 서비스’가 몇 달 전 미국 전역에 걸쳐 이 렌즈를 판매하겠다고 발표한 뒤 조사에 나섰다.

FDA는 현재 모든 콘택트렌즈를 의료기구로 분류했고 이들 렌즈는 까다로운 검사를 통과해야만 시판이 가능하다. 그러나 패션웨어 서비스는 “미용 렌즈는 시력 교정용이 아니라 미용용품이기 때문에 엄격한 규제에 응할 수 없다”고 맞섰다.

FDA는 즉각 시장 조사에 나서 각막 이식 수술을 받은 경우를 포함해 수많은 부작용 사례를 수집했다.

FDA는 패션웨어측에 제재에 응하라고 통고했지만 이 회사는 미용 렌즈가 해가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FDA는 관련 업체에 “수입 승인을 받지 않은 어떤 렌즈라도 팔다 적발되면 강력한 행정조치를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www.nytimes.com/2002/10/29/health/policy/29LENS.html)

뉴욕타임스·정리〓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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