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겸 총서기가 24일 당시(唐詩)를 인용해 속내를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이날 텍사스주 휴스턴시 주최로 열린 환영 만찬에 조지 부시 전대통령과 나란히 참석, 이백(李白)의 시 '아침 일찍 백제성을 떠나며(早發白帝城)'를 읊은 것. 장 주석은 평소 고전을 인용해 각종 정치 현안과 관련한 속마음을 드러내곤 했다.
이날 인용한 시는 '양쪽 해안가에는 원숭이 울음 소리 그치지 않는데 일엽편주는 이미 첩첩산중을 지나고 있구나(兩岸猿聲啼不住, 扁舟已過萬重山)'라는 시구로 중-미 관계와 그의 처지를 넌지시 드러냈다.
양안의 원숭이 울음 소리는 이라크, 대만, 북한 핵문제 등 중-미의 외곽에 산적한 현안을, 일엽편주는 현안 해결을 위해 미국을 찾은 그 자신의 처지를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임기중 사실상 마지막 미국 방문길로 보이는 이번 일정에서 장주석은 조지 W 부시 대통령과의 정상 회담으로 상당한 성과를 올릴 것이라는 자신감을 보여왔다. 그러나 자신을 첩첩산중을 지나는 일엽편주로 표현한 데서 그의 심적 부담도 상당함을 드러낸 곳으로 보인다.
베이징=황유성특파원 yshw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