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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산업 '꿈과 현실']건강식음료 10년간 4배 성장 잠재력

입력 | 2002-10-22 18:45:00


미래산업은 대부분 ‘꿈을 좇는 산업’으로 불린다. 그래서 미래산업에 투자하는 것을 도박에 비유하는 전문가도 있다. 꿈이 이뤄지면 ‘대박’이지만 꿈이 깨지면 ‘쪽박’을 찰 수도 있다. 그러나 건강식품 산업은 다른 미래산업과 성격이 다르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산업은 미래도 유망하지만 지금도 각광을 받고 있다. 기업 실적도 안정적이다. ‘밝은 미래와 안정된 현재’라는

두 요소를 모두 갖춘 산업인 셈. 그래서 많은 전문가들은 건강식품을 ‘진행형 미래산업’으로 규정한다.

▽커가는 시장〓소주병에 넣은 참기름, 몇 십원씩 깎아가며 시장에서 사던 콩나물과 두부, 집안의 입맛을 상징한다는 고추장 된장 간장….

이제 이런 식품은 더 이상 재래시장의 전유물이 아니다. 맞벌이 부부의 증가와 소득수준 향상, 식품의 신선도와 안전성을 보장하는 고품질 브랜드의 등장으로 재래식품 시장은 급속도로 제도권 안으로 들어오고 있다.

가능성도 무한하다. 2000년 기준으로 한국 국민 1인당 생식품 시장 규모는 고작 5.3달러. 미국(30달러) 독일(26달러) 이탈리아(17달러)에 비하면 턱없이 낮은 수준이다.

세종증권 김윤정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생식품 시장 규모는 앞으로 10년 동안 네 배 이상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대형할인점 내에 완벽하게 갖춰진 냉장 판매시설도 생식품 시장의 브랜드화를 촉진시키고 있다. 신선도를 확실히 보장하는 생식품을 대형할인점에서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시대가 된 것이다.

▽브랜드와 역사가 중요하다〓성장성이 큰 산업에는 보통 수십, 수백개 업체가 달라붙어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기 마련이다. 그러나 건강식품 시장은 성장성이 큰 반면 높은 진입장벽도 함께 갖고 있다.

이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소비자의 신뢰. 돈을 더 내더라도 깨끗하고 믿을만한 음식을 먹겠다는 생각이 강해 듣도 보도 못한 회사 제품을 선뜻 사지 않는다. 오랫동안 갈고 닦은 강력한 브랜드를 가진 회사 외에는 이 시장에 뛰어들어 살아남기가 쉽지 않다.

풀무원 청정원 해찬들 등 널리 알려진 브랜드를 가진 회사들이 수년째 업종 안에서 대장 노릇을 하는 것이나, 올 들어 막강한 자본력과 유통망을 이용해 건강식품 시장에 뛰어든 롯데제과와 CJ 등이 아직 큰 성과를 얻지 못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투자 포인트〓업종 성장성도 좋고 시장 진입장벽도 높다면 선도업체에 이보다 더 좋은 경영환경은 없다. 그러나 ‘좋은 기업’과 ‘좋은 주식’은 다르다. 아무리 회사가 좋아도 주가가 고평가 상태라면 좋은 투자대상이 아니다.

풀무원 대상 웅진코웨이(정수기) 등 건강식품 관련 거래소 상장기업의 현재 주가 수준이 고평가냐 저평가냐를 구분하기는 매우 어렵다. 힘든 구조조정 끝에 최근 겨우 흑자로 전환한 대상은 논외로 치더라도 풀무원 웅진코웨이 등의 주가수익비율(PER)도 이미 10배가 훌쩍 넘는다. 두 회사의 주가 전망을 밝게 보는 전문가도 많지만 “미래의 성장성이 이미 주가에 반영됐다”는 반론을 펼치는 이도 없지 않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2000년 기술주 거품 같은 상황은 절대 아니지만 그렇다고 건강식품 기업의 현재 주가가 저평가 상태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앞으로의 기업 성장 속도와 크기에 따라 관련 주가가 정직하게 움직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