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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즈업]세계적 토론단체 英ESU 휘트모어소장 방한

입력 | 2002-10-03 18:11:00

한국을 방문중인 세계적 영어토론단체 ESU의 전도사들. - 권주훈기자


‘토론의 나라’ 영국에서 가장 토론을 잘 한다는 학생들이 한국을 찾았다.

링컨스 인 법률대학원의 조지 페인과 이언 만, 케임브리지대의 조지프 데바니, 옥스퍼드대 알렉시스 헌든 등 4명이 그들이다. 이들은 영국의 세계적 영어 토론단체인 ESU(English Speaking Union)의 마크 휘트모어 소장과 함께 2일부터 방한해 이화여대 등에서 영어토론의 진수를 보여주고 ESU의 한국 지부 설치를 홍보할 예정이다.

ESU는 1918년 제1차 세계대전 종전과 함께 영어를 통한 국제간 상호이해를 목표로 결성된 유서깊은 비영리 단체다. 일본과 태국 홍콩 등 50여개국의 해외지부에 4만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페인씨는 올해 영국 국내 토론대회 우승자. 데바니, 헌든씨는 각각 케임브리지와 옥스퍼드대 토론서클의 회장이다.

“옥스퍼드와 케임브리지 등 대학의 토론서클에는 수천명의 학생이 가입해있어요. 대학별로 거의 매 주말 토론회가 열리고, 매번 수백명이 넘는 학생이 참여합니다.”

영국 내 각종 토론대회 우승자인 이들이 소개하는 영국의 토론 문화는 게임에 가깝다. 대개 주제당 4∼8명씩 찬반자가 토론에 나서고 한 사람당 발언시간은 5분으로 제한한다. 토론자에게는 보통 20분간의 작전시간이 주어진다. 토론자만 발언권이 있는 게 아니다. 5분 발언시간 중 3분은 상대토론자는 물론 청중석에서의 즉석 질의응답에 할애해야 한다. 그래서 청중의 폭소를 끌어내는 순발력 있는 재치가 특히 강조된다.

“청중은 주제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얼마나 조리있게 사고하는지, 얼마나 다른 사람의 이야기를 귀기울여 듣는지, 얼마나 지식이 폭 넓은지, 마지막으로 청중을 얼마나 즐겁게 해 주는지로 승패가 갈립니다.”

휘트모어 소장은 “영국은 올해부터 14∼16세 정규교육 과정에 토론을 의무과목으로 편성했다”면서 “상대방의 입장을 경청하고 자신의 주장을 설득력 있게 펼치는 것만큼 민주시민의 덕목으로 중요한 것은 없다”고 강조했다.

권재현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