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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이슈]김대업씨 처음부터 의도갖고 거짓말 했나

입력 | 2002-10-02 18:53:00

문제의 테이프 - 동아일보 자료사진


김대업(金大業)씨가 이정연(李正淵)씨의 병역면제 의혹을 입증할 ‘결정적 증거’라며 검찰에 제출한 녹음테이프와 관련한 주장을 계속 바꾸고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은 녹음테이프와 관련된 김씨의 주장이 근본적으로 허위일 가능성에 대해서도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씨는 2일 본보 기자와 만나 “8월 12일과 30일 각각 검찰에 제출한 테이프 2개가 모두 원본(최초 복사본)이 아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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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김씨는 8월 12일 제출한 테이프가 자신의 주장과는 달리 최초 복사본이 아닌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확인됐다고 2일 본보가 보도하기 전날까지도 테이프가 최초 복사본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서 김씨는 8월 30일 제출한 테이프에 대해서도 최초 복사본이라고 주장하다가 나중에 최초 복사본을 다시 복사한 것이라고 말을 바꿨다.

김씨는왜말을계속바꾸고 있을까.


▽가능성 1〓김씨가 ‘숨기고 싶은 부분’이 있어서 처음부터 거짓말을 했을 가능성이다.

정치권 등 일부에서는 이 ‘숨기고 싶은 부분’이 테이프 편집 또는 조작과 관련돼 있지 않겠느냐고 관측하고 있다. 만약 김씨가 다른 사람에게서 테이프를 넘겨받았다면 자신은 그 테이프가 원본이라고 믿고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차례나 연속해서 검찰 수사를 통해 녹음 시기와 테이프 생산 시기가 일치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기 전까지 최초 복사본이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은 점도 이 같은 관측을 뒷받침한다.

또 검찰 수사를 통해 이런 가능성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씨가 거짓 주장을 한 배경에 대한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 경우 김씨가 정치권과 연계해 테이프를 녹음 및 제출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가능성이 높고 이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그 파장은 예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 2〓김씨의 주장대로라면 자신이 99년 4월경 군 검찰에서 전 국군수도병원 부사관 김도술씨의 진술을 보이스펜에 녹음한 것이 사실이며 단지 최초 복사본과 이를 다시 복사한 테이프가 뒤섞이면서 착각했다는 것이다.

김씨는 최초로 복사한 테이프를 같은 해 7∼11월 모 방송사와 시민단체에 복사하라고 빌려줬으며 이 과정에서 최초 복사본과 다시 복사한 테이프가 뒤바뀌었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씨가 이처럼 착각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면 이를 떳떳이 밝히지 않고 최초 복사본이라고 줄기차게 주장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그리고 ‘결정적 증거’라고 주장하는 최초 복사본을 방송사 등에 빌려주고 제대로 돌려받지 않았다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

이상록기자 myzod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