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바람은 차가워지는데 집중호우 피해가 아직 복구되지 않아 신음하고 있는 수재민을 위해 서울지방변호사회 변호사들이 나섰다.
서울지방변호사회(회장 박재승·朴在承·사진)는 30일 회원들을 통해 모금한 수재의연금 등 1억5000만원 중 9000만원을 동아일보에 전달했다.
서울변호사회가 태풍 ‘루사’ 등으로 인한 수해 복구를 돕겠다며 성금을 낸 것은 이번이 벌써 세 번째.
변호사회는 8월 초 e메일과 팩스 등을 통해 변호사들에게 동참을 호소, 두 차례에 걸쳐 6000만원을 수재민에게 이미 전달했지만 이후에도 성금을 보내는 손길은 끊이지 않았다. 수재의연금 접수 마감일인 이날도 20만원이 들어오는 등 모두 8000여만원이 다시 모인 것.
회원들의 협조에 변호사회도 창립 95주년 행사에 쓰려던 1000만원을 선뜻 내놓았다.
변호사회는 당초 이 행사를 서울의 한 고급호텔에서 열고 유명 가수 초청공연과 고가의 경품추첨행사 등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창립 기념행사는 5년마다 성대히 치르는 것이 변호사회의 전통이었다는 것.
변호사회는 그러나 “전국적으로 9만명이 넘는 수재민들이 고통을 받고 있는데 이대로 행사를 진행할 수 없다”는 회원들의 의견에 따라 모든 예약을 취소하고 행사비 1000만원을 수재의연금에 보탰다. 수재의연금으로 행사비를 쾌척하는 바람에 변호사회는 창립 기념행사를 26일 서울 서초동 대한변협 건물 지하 강당에서 조촐하게 치렀다.
박재승 회장은 “변호사들이 수재민 돕기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것은 공익활동과 사회봉사에 대한 책임감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결식아동 및 청소년 가장 지원과 무료 법률상담 등을 통해 공익활동을 꾸준히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