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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도로-농어촌도로 '복구死角'

입력 | 2002-09-06 18:18:00


6일로 도로 복구 작업이 시작된 지 6일째지만 각 시군(市郡)의 면(面)과 면을 잇는 지방도와 농어촌 도로는 복구의 ‘사각 지대’로 남아 있다.

수재민을 위한 생필품 보급과 지원차량 통행을 위해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고속도로와 국도를 중심으로 복구가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지방도와 농어촌 도로 등은 손도 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복구가 시작된다 하더라도 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각 지방자치단체의 예산이 없어 완전 복구에는 1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산사태가 발생해 굴착기가 있어야 복구가 가능한 지역은 그만큼 복구 작업에도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강원 양양군은 지방도와 농어촌도로 56곳 30㎞가 유실됐고 교량도 50여곳이 끊어졌다. 양양군에는 산사태로 매몰된 마을이 많아 복구 작업을 위해서는 굴착기가 있어야 하지만 피해 지역으로 통하는 도로가 소통이 안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재정자립도가 15%인 양양군의 한해 예산은 1200억원이지만 도로와 교량 복구에 드는 비용(2237억원 추산)이 엄청나 복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기약할 수 없는 상태다. 양양군 문상훈 방제계장은 “교량이 워낙 많이 끊어져 복구에 최소 1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경북 김천시의 경우 대덕면 부항면 증산면 일대 13개 마을의 주요 농어촌 도로는 복구되지 않은 상태다. 경북 성주군의 경우도 유실된 도로 61곳 가운데 절반 이상이 군도 또는 농어촌 도로지만 도로가 완전히 유실돼 응급복구조차 어려운 곳이 많다. 성주군 관계자는 “경운기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임시복구는 하지만 완전한 복구는 언제 어떻게 해야 할지 개략적인 계획도 세울 수 없다”고 말했다.

충북 최대 태풍 피해지역인 영동군도 국도 4곳, 지방도 27곳, 군도 14곳, 농어촌 도로 14곳 등 모두 60곳이 침수되거나 유실되는 피해를 보았지만 아직 국도와 지방도에 복구가 집중돼 군도와 농어촌 도로는 복구 작업이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영동군 역시 재정자립도가 21%에 불과해 도로 복구에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알 수 없기는 마찬가지. 영동군 관계자는 “군도와 농어촌 도로에 대한 복구 작업은 다음달 초부터나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언제 끝날지는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전북 남원시의 경우 이번 태풍으로 지방도 23곳 3.5㎞, 군도 9곳 1㎞가 피해를 보았다. 국도는 응급 복구를 해 소통이 되고 있지만 농어촌도로는 유실된 26곳 8㎞ 가운데 40%만이 복구돼 주민 통행과 수해 복구 작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양양〓황진영기자 bud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