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치헬기
‘툭 하면 떨어지는 아파치 헬기.’
주한미군이 보유하고 있는 공격용인 아파치(AH64) 헬기가 이달 들어 두 차례나 추락하자 사고원인을 둘러싸고 논란이 분분하다.
21일에도 강원 홍천군 북방면 굴지터널 부근에서 미8군 제6기갑여단 소속 아파치 헬기 1대가 추락해 조종사 2명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주한미군은 헬기가 실종된 지 이틀 만인 23일 추락 지점을 발견, 기체 잔해에 대한 수거작업을 벌였다.
이에 앞서 1일에도 강원 화천군 사내면의 광덕계곡에서 미 2사단 소속의 또 다른 아파치 헬기가 추락, 조종사 등 2명이 비상탈출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그러나 주한미군측은 기상악화 때문이라고 밝혔을 뿐 지금까지 구체적인 사고원인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사고가 잇따르자 주한미군측은 정확한 사고원인이 밝혀질 때까지 미8군 소속의 모든 아파치 헬기에 대해 비행금지 명령을 내렸다.
아파치 헬기의 사고에 한미 양측이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는 이 기종이 육군의 차기 대형 공격용 헬기(AHX) 사업의 유력한 후보 기종이기 때문. 국방부는 2조원의 예산을 들여 AHX를 선정, 2004년까지 우선 18대를 도입하고 2006년 이후 18대를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군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아파치 헬기가 한 달 새 두 차례나 추락한 경우는 드문 사례”라며 구조적인 기체 결함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잇단 추락사고는 아파치 헬기가 우리나라의 산악지형에 적합하지 않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증거”라고 말하기도 한다.
한편 사고가 잇따르자 경기 의정부시 송산동과 민락동의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군용 헬기가 우리 아파트 상공을 통과하기 때문에 불안하다”며 최근 주한미군에 항로이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00여대의 주한미군 소속 아파치 헬기가 배치돼 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